민초(民草)들의 얼굴에 웃음이 있어야
상태바
민초(民草)들의 얼굴에 웃음이 있어야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29 0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2017년 석교동과 목동 노인 일자리 및 노인사회활동 지원 사업 종료식’이란 현수막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려진 사진 몇 장. 관(官)과 민(民)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하였기에 어르신들이 저토록 밝은 표정으로 웃고 계실까? 궁금했다. 왜냐하면 지금 여기서 웃고 계신 어르신들은 이른 아침 학생들 등굣길에 교통 안내를 하거나 아니면 청결한 시가지 조성을 위해 비닐 봉투를 들고 길거리 쓰레기를 줍고, 문화재보호, 관광지 및 공공시설물 청결관리 사업 등에 참여했던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은 만 65세 이상 노인이어야 한다. 65세라면 직장에서 퇴직하여 집안에서 쉬고 있을 나이이다. 그러나 지금은 100세 시대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며 왕성하게 활동들을 하고 계시다. 정부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여 무병장수 하시도록 각양각색의 일자리들을 마련해 드리고 ‘내 나이가 어때서’를 노래 부르는 어르신들의 활동을 돕고 있는 것이다.

불과 60년대만 하더라도 이들 어르신들은‘환과고독(鰥寡孤獨) ’의 부류로 취급되어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환과고독은 네 부류의 외로운 사람들을 말한다. 늙은 홀아비와 과부, 어버이 없는 아이, 자식 없는 늙은이를 가리킨다.

맹자는 위민정치를 주장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보면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그것은 인간에게는 본래 어진 마음이 내재돼 있다는 성선설(性善說)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고령사회로 진입한 현대판 노인들은 옛날의 환과고독에 해당하는 늙은이들의 경우와는 거리가 멀다.

맹자는 현실 정치에 대해 ‘백성과 더불어(與民)’라는 이념(理念)을 강하게 내걸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위민(爲民)’이란 군주가 국가의 소유자임을 전제하고 있는 말이다. 또 자기 소유물을 백성들에게 시혜(施惠)로 베풀 적에야 ‘인민을 위한다’는 말을 쓸 수 있다고 하였다.

양혜왕 상(梁惠王 上)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양양왕은 멀리서 봐도 임금 같아 보이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가 직접 이야기해 봐도 두려워할 만한 데가 없다.”

맹자가 양혜왕의 아들인 양양왕을 만나고 나와서 양양왕의 그릇[器]됨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한 말이다. 맹자와 양양왕이 주고받은 이야기는 이렇다.

양양왕: 천하가 어떤 식으로 결정되겠습니까?

맹 자: 하나로 결정될 것입니다.

    

양양왕: 누가 천하를 하나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맹 자: 사람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자가 천하를 하나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양양왕: 그렇다면 누가 그와 더불어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소이까?’

맹 자: 천하의 사람들이 그와 더불어 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 곡식의 싹을 아십니까? 7, 8월경에 가뭄이 들면 싹은 말라 버립니다. 그럴 때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일으켜서 비를 시원스레 내리면, 싹은 부쩍 자라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그 솟구치는 생명력을 뉘라서 막아 내겠습니까? 오늘날 천하의 임금치고 어느 누구도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만약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있다면 천하의 백성은 모두가 목을 길게 빼고 그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이와 같이 된다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듯이 백성 또한 그에게로 귀순할 것이니, 과연 누가 이것을 막아 낼 수가 있겠습니까?

맹자는 주(周)나라 문왕의 예를 들면서 어진 정치를 베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야하고 네 부류의 사람들을 돌보아야 한다고 했다. 위정자들이 귀담아들어야할 내용이다. 네 부류의 사람들을 돌보아야 하는 것. 지금 그것을 국가에서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떠드느냐고 할 것이다. 그런데 보라. 주름진 어르신들의 얼굴에 할짝 피어오른 웃음을. 관도 웃고 민도 웃는 저 모습.

박용갑 청장은 언제나 환과고독의 상황에 처한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연탄배달도 하며, 김장 담그기도 하고 관내 어르신들과 파크골프도 함께 했다. 이처럼 지방의 우두머리 관리가 그들과 함께하며 요모조모 보살피는데 어찌 인간소외 현상을 느끼랴.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즉위교서에 진한 애민정신을 담고 있다. “환과고독(鰥寡孤獨)은 왕도정치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불쌍히 여겨 구휼해야 될 것이다. 해당 관청에서는 굶주리고 곤궁한 사람을 진휼(賑恤)하고 그들의 부역을 면제해줄 것”이라 했다. 그리고 세종은 진휼정책 수행 여부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굶어 죽은 백성이 나오게 되면 경중에 따라 수령을 장(丈) 100대까지 처벌했다. 민초(民草)들의 얼굴에 웃음이 있어야 나라도 부강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지금 여기, 대전의 한 목민관이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먼저 보라
  • 천하장사, 이봉걸 투병 후원회 동참
  • 세종시(을) 강준현 후보여 떳떳하면 직접 검찰에 고발하라
  • 제22대 총선의 결과와 방향은?
  • 이장우대전시장과 대화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