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짙게 깔린 29일 한현택 동구청장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일일 명예집례관으로 위촉된 한 청장은 이날 현충관에서 합동안장식을 주관했다.
　
합동안장식을 집례하고 한 청장이 찾은 곳은 ‘육군 보병 이등상사 송삼성’의 묘. 날씨만큼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한 청장은 고인의 묘를 수건으로 닦은 후 헌화했다.
　
한 청장은 올해로 15년째 故송삼성 이등상사에 대한 추모를 이어오고 있다. 한 청장과의 특별한 인연은 고인이 지난 49년 북한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해 대전 동구 대성동 식장산 기슭에 잠들어 있다가 99년 대전국립현충원으로 옮겨지면서 시작됐다.
　
47년 강원도 철원에서 홀로 월남해 충남 대덕군 산내면 대성리(현 대성동)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고인은 이듬해 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 북한군과의 국지전에서 전사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이 연고가 없는 고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 시신을 산내면으로 운구해와 식장산 기슭에 묻어줬다. 이후 마을 주민들에 의해 고인의 국립묘지 안장이 추진됐고, 당시 동구청 문화홍보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한 청장은 무연고 장병의 묘를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군복무기록을 찾기 위해 부산 문서보관소까지 찾아갔고 수소문 끝에 서울국립현충원에 고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것을 알아냈다. 국방부에 고인의 유골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줄 것을 건의한 끝에 99년 6월 고인을 대전국립현충원에 모실 수 있었다.
　
한 청장은 “당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무연고 장병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지나칠 수 없었다”며 “15년전 맺은 특별한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
　
　
 

황대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