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憂)를 범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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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憂)를 범해서야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1.2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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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교각살우(矯角殺牛) _ 지나친 가르침은 독이 된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사자성어다. 의혹을 캐려다가 방법이 지나쳐 일을 그르친다는 뜻도 된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조그만 일을 이루려다 너무 지나치거나 강압적이어서 큰일을 그르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들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 안에서는 언제나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고사에 의하면 교각살우란 중국에서 종(鐘)을 처음 만들 때 뿔이 곧게 나 있는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면 종소리가 맑고 청아하여 그 소리가 백 리를 간다는 풍습이 있었다. 어느 날 한 농부가 제사에 사용할 소의 뿔이 조금 삐뚤어져 있는 것을 바로 잡겠다고 팽팽하게 뿔을 동여매다가 그만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다는 일화가 교각살우인 것이다. 그러니까 뿔을 바로잡는 방법이 너무 지나쳐서 소를 죽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1월 23일 대전효문화진흥원 장시성 원장은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하여 경찰 수사가 강압적인데다가 부당하다며 조기 종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장 원장은 23일 시청 기자실에서 이처럼 기자회견을 갖고 "개원한지 10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설조직이 80여일 이상 장기적으로 수사를 받아 업무가 마비되고 대외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좌초될 위기"라며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 수사 종결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장 원장은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4급 직원 채용 건과 관련해선 인사규정 등에 의한 채용기준과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처리했고 서류조작 등 불법적인 요소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원장은 "이번 경찰의 수사행태를 보면 참고인 조사 시 ‘진술 똑바로 하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강압적이고 오히려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며 "투서인의 의혹 제기만으로 경찰의 권한을 남용하면서 부당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효문화 진흥원이 지난 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유는 지역 유력사업가의 딸 A 씨를 합격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동안 효문화진흥원 압수수색과 함께 담당자 10명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벌여 왔지만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의혹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필자가 왜 직원채용에 대한 경찰 수사를 놓고 교각살우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경찰의 수사방법이나 언론의 보도를 이야기하려고 하겠는가? 속히 수사를 종결하고 언론의 지나친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뜻에서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효문화 진흥원이다.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가 최초의 효문화 체험·교육 및 전문연구기관으로 출범한 1년도 안 되는 기관인 것이다. 개관한지 1년도 채 안 되는데도 어린이들로부터 성인 및 노인들과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그때마다 장 원장을 비롯해 직원들과 이곳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까지도 서로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그들을 맞고 웃으며 근무에 임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를 받고, 이에 대한 기사나 보도가 언론을 통해서 나가게 되자 그런 분위기는 자취를 감추고 서로가 서로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니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도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국가와 대전시에서 수백억이나 되는 거액을 투자하여 건립한 효 장려 기관인 이곳이 이번 시간 끌기의 냄새가 짙은 경찰 수사로 인하여 그런 취지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시간끌기 식의 냄새를 풍기게 하는 수사는 시민들로 하여금 표적 수사의 의혹을 갖게할 수도 있다.

 그러니 수사기관에서는 어서 수사를 매듭지어 이런 의혹에서 벗어나고,  직원들은 서로 쉬쉬하며 눈치나 보지 말고 장 원장을 중심으로 봉사자들과 힘을 합하여 개관 당시의 모습으로 임해주기를 바라며, 언론에서는 앞 다투어 하듯 하는 보도를 자제하고, 지면을 채울 보도거리 기사는 이곳 말고도 우리나라에 얼마든지 있다. 이곳은 청소년들이나 외국인들이 찾아와 효를 체험하고 가는 기관임을 깊이 헤아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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