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7월 17일은 제헌절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날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우리 헌법이 탄생한 날’로 기억할까. 혹은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마음에 새길까.
1948년 7월 17일, 폐허와 혼돈의 땅 위에 대한민국이 스스로의 이름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공포했다. 그것은 단순히 ‘법전’을 만든 사건이 아니었다. 한민족이 더 이상 식민과 전쟁의 희생물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스릴 주권자로 서겠다는 선언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 문장은 헌법이 단순히 권력 구조를 나열한 문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약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헌법이 보장하고자 한 가치는 명료하다.
자유, 평등, 정의, 이 세 가지는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자유란, 타인의 억압이나 국가의 독재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다. 평등이란, 태어난 배경·성별·계급·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같은 권리와 기회를 누리는 사회를 지향한다는 약속이다. 정의란, 강자가 약자를 짓밟지 못하게 하고, 권력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사회적 규칙이다.
제헌절은 바로 이 가치들을 실현하겠다는 국민적 합의의 기념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이상을 배반한다.
독재정권 아래 헌법은 권력자들의 도구가 되기도 했고, 경제성장이 모든 가치를 압도하며 평등과 정의가 훼손되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불평등과 특권, 사회적 분열은 우리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그러기에 제헌절은 과거를 찬양하기 위해서만 있는 날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다.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사회적 약자에게 평등의 기회는 보장되고 있는가? 권력과 제도는 정의를 구현하고 있는가?
제헌절은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주인임을 선포한 날이다. 오늘 우리가 진정한 주인으로서 이 질문을 회피한다면, 헌법이 보장한 권리와 가치는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 따라서 제헌절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라, 헌법의 의미를 곱씹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을 새로이 다짐하는 날이어야 한다. 자유가 흔들릴 때, 평등이 무너질 때, 정의가 왜곡될 때, 우리 헌법은 늘 경고한다.
“이것은 국가의 법이자 국민의 약속이다.”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우리가 이 약속의 무게를 진심으로 되새겨 보자.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제헌절을 기념하는 길일 것이다.
필자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