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30 대덕구국회의원보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 후보가 어제(2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한 방송토론회에서 느닷없이 큰 절을 올려 시청자들을 당혹케 했다. 사연인즉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가 박 후보의 ‘정계은퇴 번복과 정치선배 배신’을 지적하자 석고대죄한다며 보인 돌출행동이다.
그리고 나서는 마치 면죄부라도 얻은 양 기세등등하게 토론회를 이어갔다. 그런데 석고대죄란 ‘거적을 깔고 엎드려 처벌을 기다리는 것’이지, ‘절 한 번 했으니까 이젠 됐지’식으로 악용하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정계은퇴를 번복한 말바꾸기가 그리 대수롭지 않은 행위로 치부하거나, 아니면 오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단한 착각이요, 정치적 자질까지 의심스럽다.
그간 대전ㆍ충청 정치사는 늘 철새논쟁에 휘말려 왔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존재하면서 3당 경쟁구도를 만들어왔고, 지역정당의 부침에 따라 이당 저당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옮겨 다니기가 쉬운 정치구도 탓이다. 어찌됐든 타지역과 비교할 때 불명예요, 부끄러운 꼬리표다.
이런 판에 박 후보가 보인 은퇴번복과 배신행위는 ‘충절의 고장’ 대전충청인을 정치적으로 또 한 번 굴욕스럽게 만든 중대범죄나 다름없다. 이는 지역정치사의 큰 오점 일뿐만 아니라 박 후보 개인의 입장에서도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영원한 멍에’로 작용할 것이다.
박 후보의 어제 돌발행동이 사전에 계획된 것인지 즉흥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후 언행을 봐서는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큰 절 한 번으로 대덕구민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건 박 후보가 우리 대덕구민들을 우습게보고 있다는 얘기다. 부디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6ㆍ4지방선거 결과를 벌써 잊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