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화학산업, 돌파구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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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학산업, 돌파구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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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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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투자로 공급과잉 심화, R&D·자본투자는 외면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위기국면에 몰린 화학산업의 돌파구는 없을까? 화학경제연구원(원장 박종우) 주최로 1월16일 열린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구조조정 필요성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환경과 생명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이후 세계 4위의 에틸렌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의 화학산업은 꾸준한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2014년 실적이 좋았음에도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가동률을 100% 가깝게 유지하고는 있지만 매출을 통한 영업이익뿐 아니라 투자대비 이익률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기업인 SABIC이 21.7%, 듀퐁(Dupont)이 14.7%, BASF가 9.9%를 기록한 반면 달리 한국은 LG화학이 5.5%로 가장 높고 롯데케미컬은 2.4%에 불과하다.

 

 

이날 세미나는 대부분의 화학업체가 참여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김경태 기자>

 



중국 수출 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특히 2010년 이후에는 정유기업의 석유화학 부문 확장으로 아로마틱 투자가 집중되면서 무려 14.9%나 늘었다.

과도한 생산 증가는 과잉 ‘밀어내기’로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중국 수출 편중도가 심해지면서 위험성은 높아졌지만 반대로 중국 내 지배력은 계속 낮아졌다.

2007년 22.5%에 달하던 중국 내 폴리올레핀 시장점유율은 2008년 25.5%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2010년 18.9%에서 2013년 16.8%로 떨어졌으며 전통적인 수출국인 일본과 타이완 역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13.3%→4.8%, 18.3%→9.6%).

반면 2007년 시장점유율 0.1%에 불과했던 이란은 2013년 100배 성장한 10.8%를 기록했고 사우디 역시 5.2%에서 14.6%로 성장해 저가 에탄(Ethane)을 앞세운 중동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외연 확장에만 신경 쓰는 사이 수출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지만 국내 화학업체들은 R&D와 자본 투자는 외면했다. 글로벌 화학업체 듀퐁이 6%가 넘는 R&D 투자를 기록하는 등 해외업체들이 평균 2.4%의 R&D 투자비율을 보인 반면 한국은 절반 수준인 1.4%에 그쳤다.

기술개발이 더뎌지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대신 범용제품 생산에만 매달렸고 그 결과 글로벌 업체들의 매출원가 비중이 75%인 반면 한국은 무려 94%에 달해 유가 하락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국내 화학산업은 중복투자로 인한 과잉설비라는 내적 요인과 셰일 혁명으로 인한 외부 악재를 동시에 노출됐다.

 



매출원가 비중 94%에 달해

 

외부 악재는 유가하락뿐만이 아니다. 북미에서 촉발된 셰일(Shale) 혁명은 가스로의 원료 다양화를 불러오면서 풍선 효과를 야기했다.

통상적으로 LPG 가격이 나프타 가격의 95~97% 수준이 됐을 때 나프타를 대체해 투입되면 원가가 절감된다. 셰일 가스를 활용한 미국 기업들은 ECC 신증설 계획을 세우며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범용제품부터 고부가가치제품까지 모든 생산기술을 가진 미국 기업들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유럽과 남미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에 밀려 유럽시장에서 철수한 중동업체들이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자인 한국 기업들과 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한국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중국 역시 자급률 향상을 위해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석탄화학’을 가속화 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석탄자원이 내륙지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의 물 부족 사태를 심화되고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체질 개선 통한 위기 돌파 필요

 

 

김은진 수석연구원

 

한국 화학산업의 현실에 대해 화학경제연구원 김은진 수석연구원은 “덩치 큰 중학생에 불과한 한국 화학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한 위기 돌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화학산업은 이미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 세계적인 화학업체 BASF는 인류의 미래 성장 메가트랜드를 ‘자원, 환경, 삶의 질’ 3가지로 규정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비전략 부문을 매각해 160억 유로(약 20조원)를 확보해 전략 부문에 140억 유로(약 15조 5천억원)을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미츠비시 등 일본 화학업계 역시 범용제품 생산에서 전자화학으로 구조조정을 이미 완료했고 미래 전략사업으로 제약과 헬스케어를 선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은진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용도와 솔루션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후 스페셜티(specialty) 확대,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과 함께 자동차, 친환경, 생명화학에 대한 집중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자동차화학의 경우 지금까지는 적용용도 개발, 경량화와 연비개선 등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대를 맞아 고기능 강화, 친환경 제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온수지 교환, 에너지 및 CO₂ 관리, 수처리와 같은 환경 분야와 제약, 헬스케어 등 생명화학 분야 역시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화학업체들은 삶의 질, 지속가능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라며 “기술개발이 늦었다면 기술력을 갖춘 강소형 기업과의 제휴 또는 인수 등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구조 조정은 온실가스 관리 측면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한국은 올해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뚱뚱한 체형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일 방법이 없다고 우는 소리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슬림하게 체질을 바꾸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과도한 중복투자로 공급과잉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0~2005년 사이 합성수지 160만톤 등이 증설되면서 5.1% 투자가 늘었고 2005~2010년 사이에는 올레핀, 프로필렌 위주 중복투자로 8.6%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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