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장가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흥행작 베테랑이 관객동원 6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안하무인 재벌3세(유아인)를 쫓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황정민) 형사의 활약을 그린 영화이며 화끈한 액션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청량감마저 더해주고 있다.
성공 할 수밖에 없는 깔끔한 스토리와 선과 악의 대결 그리고 현실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을법한 슈퍼갑 재벌3세를 꼰대있는 광역수사대 형사의 끈질긴 수사로 돈과, 권력 그리고 폭력에 수갑을 채우는 장면은 정말 통쾌하기 까지 하다.
필자도 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다소 현실감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현직에 몸담고 있는 형사팀장님에게도 물어봤더니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재밌게 보았다고 답해주었다. 너무 현실적이면 누가 보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드라마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조미료처럼 말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이나 재벌3세의 갑질 사건은 여러 차례 있었다.
그중에 영화 속 장면에서 가장 빨리 연상되는 사건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 최철원 당시 M&M 대표이다.
2010년 SK그룹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화물연대소속 탱크로리 운전기사 유씨 (당시 52세)를 야구방망이로 10여대를 폭행 후 매를 맞은 값으로 2.000만원을 건넨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의 법원 판결은 1심에서는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으로 감형되었다.
그리고 또 한 사건은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의 차남이 유흥주점에서 건달들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격분해 조직폭력배 행동대장등을 통하여 폭행한 건달들을 공사현장에서 마구 폭행하였고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한화그룹의 고문인 전 경찰청장 K씨가 후배 경찰들에게 수사와 관련해 알아보려고 전화를 했니, 안했니 한 참 언론에서 떠든 사건이 있었다.
베테랑의 모티브인 실제사건들은 결코 청량감 있는 톡 쏘는 시원한 맛이 아닌 떫은맛이었다.
영화 베테랑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자극제는 무엇이었을까?
보편적으로 재벌 수사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서 하고 재판을 받아도 결과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기에 최 일선에서 서민을 대변해 줄 동네 아저씨 같고 삼촌 같은 광역수사대 형사가 우리가 쉽게 볼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불량 재벌3세를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그 오만과 폭력, 물질과 권력에 당당히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팍팍한 현실에서 살고 있는 우리 서민들의 가슴을 시원케 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