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여 계속 번데기로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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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여 계속 번데기로 살아갈 것인가?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1.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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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우리 가족 얘기다.

두 식구 밖에 없는 우리 가족은 나와 내 아내뿐인데 아내는 20세기를 살고 있고, 나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아내는 번데기로 사는 삶을 만족해하고 있고, 나는 번데기의 삶을 벗어나 나방이로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내의 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지만, 내 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대신 스마트 폰이 있다.

나는 혼자 있어도 늘 친구들과 카톡으로 무료문자를 날리며 재미있게 대화를 하고 살고 있는데 아내는 혼자 있을 땐 심심해 죽겠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나는 여행 가면 기념사진을 찍어오는데 아내는 그러지를 못한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통신요금 고지서가 날아오던 날이었다.

아내의 통신요금은 12,000 원이 나왔고, 내 통신요금은 단말기 값을 포함하여 8만 9천원이 나왔다. 1년 내는 자동차세보다 많았다. 통신요금이 왜 그리 많이 나오느냐고 깡총깡총, 팔딱팔딱 뛰고 야단이었다.

물론 자기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 없는데도 말이다. 나올 리가 없지. 남편이 사용하는 돈을 아내가 내주는 미련퉁이 여인은 100에 8~90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내가 오래 살아야 15년 남짓 밖에 못 살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나이 75세이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면서 20세기 노인으로 살아가는 아내가 측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용단을 내렸다. 스마트 폰으로 바꾸어주려고.

요즘은 정부에서 길거리 판매점들에게 주던 지원금을 개인들에게도 주기 때문에 단말기 값이 예전보다 저렴했다.

그리고 전국 어디서나 값이 같았고 혜택도 같았다. 길거리 판매점을 찾지 않고 정부 기관으로부터 허가 받아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을 할 수 있는 주)아이원으로 갔다.

통신사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정부기관에서 허가를 받은 업체이므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LG, KT, SK 등에서 네트워크 마케팅 방식으로 단말기를 팔고 있다.

그래서 스마트 폰을 구입하려는 현명한 사람들은 네트워크 마케팅 방식으로 단말기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사업한 실적에 따라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59,9 요금제를 선택했다. 물론 단말기 값이나 통신요금은 이달부터 내 지갑에서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은 절대로 바꿀 수 없고 바꾸자고 해서도 안 된다고 굳게 포옹까지 했다. 약속을 해 놓고는 전보다도 더 깡충깡충 뛰고, 펄떡펄떡 뛰었다.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주고 나서 카톡의 사용법부터 가르쳤다. 그리고 자식들과 친척들에게 카톡문자를 날려보라고 시켰다. 깜짝 놀란 자식들에게서 답이 먼저 왔다. ‘엄마도 스마트 폰 할 줄 아냐고?’

그리고 좋은 오락이나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살아가면서 오고가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들어 왔다.

 그 다음엔 녹음기능을 가르쳤다.

제일 먼저 요구한 것이 포옹하면서 약속해둔 통신 요금을 내가 내주겠다는 것을 녹음 해두자는 것이었다. 녹음 기능을 틀어 내 입에 갖다 댔다.

“나, 김용복은 앞으로 오00에게 나오는 단말기 대금은 물론 통신 요금까지도 지불함과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수입금도 김용복 혼자 책임질 것을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오00 앞에서 엄숙히 선서합니다.” 녹음이 끝나자 아내의 입에는 태양이 물려 있었다.

‘까꿍, 두고 보자. 얼마나 가는가?’

 한 달이 지났을까?

이제는 집안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은 후(이용료 월9900원)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안의 가스불이나 전깃불을 끄거나 켜는 일도 자유자재로 하고 있고, 네비게이션 업그레이드도 돈 주고 할 필요 없으며, 지나간 연속극도 볼 수 있게끔 되었다. 친구들과 놀러 가서도 기념사진도 찍어와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한다.

    

번데기에서 나방이로 변신돼 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 이야기도 자주 해가며 정치인들에 대한 욕설도 서슴지 않고 튀어 나왔다. 카톡으로 정보 교환이 되기 때문이다. 변신(變身)의 기쁨을 최대한 누리고 있는 듯했다. 교회를 갈 때도 성경과 찬송가를 들고 가지 않아도 되고, 남편이 쓴 칼럼도 어디서나 읽을 수 있어 무료하지 않다.

 3개월이 지났다.

친정엘 다녀오더니 얼마나 자랑했는지 오빠와 올케도 스마트 폰으로 바꾸겠다고 하여 내가 그 임무를 대신 했다. 이런 일은 아내에게 빼앗기면 절대로 안 되는 일로, 상당한 수입이 내 통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다음 달 5일. 직추천 수당 5만 원에 대그룹장 5만 원, 중그룹장 5만 원의 프로모션을 합해 두 사람 분 30만원이 통장에 들어 왔다. 슬그머니 통장을 거실 바닥에 떨어뜨려 놓고 출근했다.

아니나 다를까? 10시가 지났을까하는데 전화가 왔다. ‘통장을 떨어뜨리고 다니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굳이 통장을 갖다 준단다. 거절 할 수 있는 대안이 얼핏 생각나지 않았다. 대답을 망설이고 있는데 수화기는 끊어지고 말았다.

그 이후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적지 않으려 한다. 변화가 있었던 것만은 확실했다.

 몇 개월 전 “나, 김용복은 앞으로 오00에게 나오는 단말기 대금은 물론 통신 요금까지도 지불함은 물론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수입금도 김용복 혼자 책임질 것을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오00앞에서 엄숙히 선서합니다.” 는 내용이 무효가 된 것이다. 소개해서 발생하는 수입금을 자기가 갖겠다는 의도이다.

 내 친구들도 모두 70이 훨씬 넘어 80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두들 폴더폰을 가지고 통화를 한다. 그리고 통신료 12,000 원에 만족해한다. 이들은 스마트 폰의 다양한 기능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마트 폰을 통해 발생되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우리말로 직역하면 "똑똑한 휴대전화"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길거리 공연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낼 수도 있다.

카페에 앉아 인터넷을 하며 집안에 앉아서 은행 거래도 할 수 있으며, 기타 동영상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또 있다. 점심 약속이 있는데 약속장소를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차를 세워놓고 물어볼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지도"어플로 검색한다. 지도 어플은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GPS신호를 받아 현재 위치를 표시해준다. 모두가 무료인 것이다. 이렇게 컴퓨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스마트폰이다. 어디 그뿐이랴?

자동차게임, 지하철 노선도, 영화예매, 타로게임, 대한민국 축제, 휴게소 정보, 100대 명산, 맛집 등, 수만 개나 되는 어플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생활의 편리함은 물론 즐거움까지 안겨다 준다.

그런데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번데기로 살아가려고 한다. 스마트 폰 사용에서 오는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이요 통신료가 3만 원 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여! 번데기에서 변신하여 나방이로 살아가자. 너무나 신기한 세상을 맛보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몇 년이나 더 산다고 2~3만원을 아끼며 살아갈 것인가?

트위터를 아는가? 트위터는 "지저귀다"라는 뜻으로 재잘거리듯이 하고 싶은 말을 그때그때140자의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늙은이들끼리도 스마트 폰을 이용해 재잘거려보자. 젊은이들이 부럽지 않는 것이다.

스마트 폰 기능만 알고 사용한다면 젊은이들 세계에서 21세기를 즐겁게 살 수 있고 어르신으로 대우도 받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물론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 폰은 최첨단 기능을 가진 기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젊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휴대전화보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

시민대학이나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1년 열두 달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가 보시라. 얼마나 많은 어르신들이 배우고 있는지.

똑똑한 휴대전화를 잘 활용하기 위해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나방이로 살아가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2~3만원 아끼며 고리타분하게 번데기로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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