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청 구내식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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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청 구내식당 이야기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2.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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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2016년 216().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점심식사나 하자고. 귀가 번쩍 뜨였다. 안 갈 필요가 뭐있나. 50년 지기인 변상호인데..
변상호, 그는 권영국과 함께 매일 만나는 친구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 함께 가자면 교회도 줄렁줄렁 따라 오는 친구들이다. 물론 그들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말이다. 매일 만나도 할 말이 많고, 싫지가 않다. 산에 가자면 산에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고, 어느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개소식에도 함께 간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스마트폰 대리점을 냈다고 하니까 경쟁이라도 하는듯 달려와 개통해 주었다. 개통 후 1년이 넘었는데도 그들은 스마트 폰의 기능을 잘 모른다. 그저 전화만 주고 받을 뿐이다. 싼 저가 요금제를 쓰다가 5만여원 요금제를 쓰려니 불평도 나올만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입이 나온 모양을 보지 못했다. 친구가 소중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디로 갈까?”
나 있는 곳으로 오지.“
거기가 어딘 데?”
중구청, 별관
거긴 왜?”
, 나 여기서 컴퓨터 기초반 수강을 하고 있어
그래? 권영국도 부를까?”
권영국도 온다고 했어
그럼 그렇지. 권영국 없이 둘이만 만날 순 없지.
 
중구청 별관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문자가 날아왔다.
기다리다 먼저 지하식당으로 감. 식당에서 만나자구.’
 
식당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릴 수밖에.
모두들 식권을 내고 있었다. 식권을 내야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식권이 없다. 돈을 내고 먹을 수밖에.
그런데 메뉴판이 없다. 메뉴판이 있어야 오늘의 점심 값을 알텐데.
얼마냐고 물었다.
식권이 없으세요?”눈동자가 맑게 빛나고 있었다.
어디서 사는지를 몰라서....”
식권이 없으시면 안돼요.”
 
내가 들고 있던 식판이며 수저를 빼앗다시피 하며 거절하였다.
식권을 어디서 사느냐고 물었다. 직원이 아니면 식권을 살 수가 없다고 하였다.
 
참으로 난감하였다. 뒷사람들은 밀려오는데 친구는 찾을 수 없고. 할 수 없이 뒤로 물러날 수밖에.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가자 나를 발견한 친구가 내게로 와서 식권을 주었다.
 
식사를 하면서 박용갑 중구청장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늘 중구민들의 생활 형편을 구석구석 살피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다.
그런데도 중구행정이 말썽이나 민원 없이 잘 돌아간다. 중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식당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이은경)처럼 자기 맡은 일에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의회 의원들도 다른 구청 의원들처럼 두 주먹 불끈 쥐고 다투는 일 없이 청장과 함께하며 구민을 돕는다. 청장이 왜 그리 밖으로 나도느냐고 불평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밖으로 나가 하는 일을 알기 때문이다. 참으로 부럽다. 서구에 살고 있는 내가 중구민들이 부러운 것이다.
오늘도 청장은 어느 분께서 보내주신 느티나무를 옮겨심기 위해 뿌리공원에 가셨다 한다.
 
박청장은 청장으로서의 그릇됨이 안성맞춤이다. 왜냐하면 그는 행정가이지 정치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가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얼굴을 내밀어야 하고, (정치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머니에는 늘 남모르게 빨대를 지니고 다녀야 하며(그래야 먹을 수 있는 돈이 생기면 행동을 개시해야 되니까), 행사장마다 찾아다니며 얼굴을 내밀고 자기 과시를 해야 한다. 그런데 박청장은 골목을 누비고 상가를 누비며 요양원을 찾아 아픈 사람들과 함께한다.
 
박용갑 중구청장이 늘 자리를 비우는데도 청장의 자리 비우는데 대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이은경 영양사처럼 자기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기가 속한 직장을 지키기 위한 마음가짐이 크기에 그런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애국이요 애민인 것이다.
대통령께서 두 주먹 부르쥐고 간절히 호소하는 것도 정치인들에게 이런 마음이 부족한데서 기인한 것이리라. 반대만 일삼는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중구에 와서 중구의원들이 어떻게 청장을 도와 중구를 이끌어 가는지 배워야 할 것이다. 와서 배우라. 배워서 나라가 초 비상사태인 요즘 뭔가라도 국익을 위해 한 가지 일이라도 거들기를 바란다.
 
대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원종 부청장을 비롯한 중구청 직원들이 고맙고, 의회 문제광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고마운 것이다. 하고 싶은 불평이 얼마나 많겠는가? 두 주먹 불끈 쥐고 멱살 잡을 일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지난해 뿌리공원 예산 삭제시에도 의원들은 협력하여 예산을 추경해 통과시켰고, 대전시의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막으려고 합심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책임감인 것이다.
재차 말하지만 책임감은 애국과 통하고, 애민과 통하는 것이다. 대전시의 아침이 밝은 것은 책임감으로 뭉쳐진 중구청장을 비롯해 의회 의원들과 600여 직원들이 대전의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행복하다. 구내식당에서 거절당했으면서도 온종일 행복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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