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는 각각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박-안 두 후보간 직접적 공방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선 결론적으로 보수층에서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박 후보와 무당파 층은 물론 보수층까지 안고 가겠다는 안 후보의 이해관계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양상은 박 후보가 대선 본선에서의 경쟁자로 문 후보를 상정하고 있고 안 후보로서는 본선에 앞서 우선 문 후보를 뛰어넘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두 후보가 연합전선으로 문 후보를 공격하는 양상은 아니다. 하지만 박 후보의 경우 여야간 양자 대립구도때문에, 안 후보의 경우 야권 단일화 문제때문에 각각 문 후보와 전선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21일 충남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야당은 입으로는 정치쇄신을 말하며 오히려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세종시를 지킬 동안 야당은 어디서 뭘하고 있었냐"고 문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앞서 지난 17일 문 후보가 자신을 겨냥해 "세종시에 숟가락만 올렸다"고 한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NLL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난 18일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다는 것인가. 이런 사람들에게 과연 나라를 맡길 수 있겠냐"라고 문 후보에게 공세를 폈다.
안철수 후보는 박·문 후보 모두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측에 대해서는 '완주'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며 대립 구도를 만들고 있다.
그는 19일 강원 방문에서 "국민들이 원하셔서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이겨서 끝까지 가겠다"며 "열심히 해서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청주교대 강연에서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꺼낸 문 후보측에 대해 "지금 와서 정당론을 꺼내는 건 어처구니가 없다"고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박 후보와 안 후보는 유력한 잠재적 대선 경쟁자이지만 서로 직접적으로 공방을 벌이는 일은 별로 없다.
캠프 차원에서는 날 선 신경전을 보이고 있지만, 각각 중도층과 보수층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두 후보가 직접 나서 확전을 벌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듯 하다.
보수층 지지를 받는 박 후보의 경우 중도층에서 강세를 보이는 안 후보와 직접적 대립각을 세워 지지층 경쟁을 벌이기에는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 안 후보 역시 박 후보와의 직접 맞설 경우,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하는데 비해 야권 성향의 지지세를 넓히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안 후보는 NLL 문제가 불거진 후 "예전에 얘기했다"고만 말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고,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을 삼가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로서는 비정치권인 안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고 차라리 견제가 용이한 문 후보와의 대립구도를 만들려 할 것"이라며 "안 후보는 박 후보와 경쟁하기보단 중도·무당파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문 후보에 대해 각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양 후보 모두 1차 전선이 문재인 후보와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며 "(NLL문제 등) 민주당에 대한 공격 소재가 출현한 점, 단일화 국면 등이 그 주요한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