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척들에게)'엄마가 매일 너희들 때문에 죽고 싶다고 말한다'고 소리 질렀습니다."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는 이유로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19)군은 5일 오전 10시30분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일대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기억을 더듬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군은 먼저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온 뒤 걸어서 10분 가량 떨어진 할아버지의 집에 침입하는 상황, 미리 준비한 흉기를 잠자리에 든 친척들에게 휘두르는 모습 등을 순서대로 재연했다.
경찰에 자수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자신의 집과 할아버지집에 들어선 김군은 한때 오열하며 실신하기도 했으나 경찰차 안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다시 현장검증을 이어갔다.
범행 현장인 할아버지의 집에 도착한 김군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범행 재연을 주저하기도 했지만 경찰이 설명해주는 진술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연출했다.
김군의 할아버지집 내부에는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은 참혹했던 그날의 흔적이 고스란이 남겨져 있었다.
김군이 현장검증을 마치고 할아버지집 밖으로 나오자 소식을 듣고 온 3~4명의 주민들이 혀를 차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김군의 할아버지 집 맞은편에 사는 주민(49)은 "돌아가신 김군의 작은아버지는 좋은 이웃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창백한 얼굴로 현장검증을 마친 김군은 1시간 만에 다시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김군은 3일 오전 0시10분께 광주시 광산구 자신의 할아버지(75) 집에서 흉기로 작은아버지(44)를 살해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7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경찰에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