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치고 구속
상태바
대박치고 구속
  • 한재명 기자
  • 승인 2016.06.20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라가 정운호 게이트 사건으로 시끄럽다. 소위 잘 나가던 법조계 인사들이 변호사법 위반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면서 20~30년간 명예롭게 쌓아온 공든 탑이 송두리째 무너져 아픔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최유정 변호사, 홍만표 변호사,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대표가 그렇다.

최유정 변호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서울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군산지원 부장판사까지 18년간을 재직했다. 판사시절엔 글 솜씨도 있어 문학에 등단하여 문학 판사라는 칭호도 듣고 대인관계도 좋은 소위 잘 나가던 판사였다. 그러던 그는 가정의 돈 문제로 변호사로 활동하기 위해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수 문제로 사표를 쓰고 서울 서초동에 개인변호사로 개업을 하게 되었다. 요즘 법률시장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인데 최유정 변호사는 전관에 인맥도 운도 좋았고 잘 나가는 변호사로 소문이 나서 수임도 꽤 잘되는 편이었다.

법관시절의 청렴함과 인품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이 사건 수임에만 관심이 있던 중, 100억원대의 유사수신 행위로 구속되어 있던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를 소개받게 되었다.

정운호는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혐의로 구속중 전관변호사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조건으로 50억원이라는 금액을 주고 선임을 하게 된다. 하지만 보석이 기각되자 구치소 접견 시 50억 반환문제를 놓고 최유정 변호사에게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정운호를 경찰서에 고소하게 되고 정운호는 변호사협회에 수임료 반환을 문제 삼아 진정서를 제출하게 된다.

폭로전으로 인해 영원히 묻힐 수 있었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검찰의 집중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거래와 추태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최유정 변호사가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정운호 대표가 변호사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사건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조용히 덮을 수 있었을 것이다. 출소가 다급했던 정운호는 목적달성이 되지 않자 본전을 찾으려다 긁어 부스럼을 만든 셈이 되었다. 조금 빨리 나오려다 오히려 세상에 비리가 알려지고 정운호 게이트로 사건이 확대되었다. 그 과정에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도 사건청탁으로 5억원 수수와 조세포탈혐의로 구속되었다.

정운호 대표는 20살에 서울로 상경해 과일노점상을 하다가 화장품으로 업종을 변경해 2003년에는 더페이스샵을 창업하고 네이처리퍼블릭으로 크게 성공하게 된다. 사업이나 착실하게 하면 좋았을 텐데 해외원정 도박부터 꼬이기 시작해 구속되고 잘못된 사건의뢰와 다툼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총체적 로비와 부실이 드러나게 되어 기업공개도 무산되고 주가도 몇 토막 나는 오너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최유정 변호사는 홀 어머니 밑에서 잘 자라 서울대까지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장판사까지 지낸 후 변호사로 개업한 지 2년 만에 법복이 아닌 구치소 연녹색 반소매 수의를 입게 되었다. 홍만표 변호사는 검사장(차관급) 출신 변호사로서 박연차 게이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유명하고 실력 있는 특수통 검사였지만 지금은 특수부 후배 검사들에게 구속되었다.

정운호 대표는 처음 이 사건을 최유정 변호사에게 의뢰하지 않고 일반 변호사나 국선변호사에게 의뢰했다면 일이 커지지 않고 좀 더 빠르게 나왔을 텐데 섣부른 욕심이 그를 구치소에서 더 머물게 만들었으며, 초심을 잃은 최유정, 홍만표 변호사는 싹쓸이 사건수임, 고액수임에 눈이 멀었기에 이제 어둠침침한 방에서 자숙해야하며 한참 후배인 판검사에게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그것도 아주 큰 날개 말이다.

'적당히'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과욕은 반드시 곪아 터져 나오기 마련인데 이번 경우가 딱 그렇다. 이들이 일구어 온 모든 것들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말았다. 앞에서는 성공한 기업가와 법률가로 존경을 받으면서 뒤로는 엉뚱한 짓들을 했으니 말이다. 수임이 없어 회비를 납부하지 못하는 변호사가 수도권만 하더라도 1000명도 넘고 2014년 기준 연매출 100억이 넘는 로펌이 25개 정도라고 하니 이들에게 100억 수임료는 어떤 의미일까?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민들은 멘붕이 온다. 이미 사업에서 큰 성공을 이뤘음에도 '대박치고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고위층인사들을 보고 있자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끝없는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돈이 계급이고 권력이고 최고라는 인식이 바뀌면 이런 일이 사라질 수 있을까?

정도를 걷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음도 명심하고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공부가 아니라 참 마음을 이룰 수 있는 마음공부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통령 윤석열이여, 더 이상 이재명의 꼼수에 속지 말라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먼저 보라
  • 어르신들을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갈마아파트 부녀회
  • 국민의힘에 警告함
  • 【YBN TV】2024, 제11회영산강유체꽃대축제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