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 안내고는 못버틴다 …충남도 번호판 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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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세 안내고는 못버틴다 …충남도 번호판 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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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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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안내고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충남도와 시·군 공무원들이 자동차 지방세 체납차량을 이잡듯이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4대 의무인 국방, 교육, 근로 외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특히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의 필수 재원이다. 주민들이 낸 지방세는 다시 주민과 지역을 위해 사용된다. 뉴시스는 충남도와 시·군 공무원들이 자동차 지방세 체납률을 줄이기 위해 주야로 번호판 영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함께 동행했다.

지난 10일 오전 6시. 영하 1도의 차가운 날씨 속에 논산시청 앞마당에 세무과 직원들이 집결했다. 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두툼한 외투를 착용한 직원들 손에는 지방세 체납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계와 드라이버 등 장비들이 쥐어져 있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차량에 나눠타고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기자도 체납차량 확인시스템(PDA)이 장착된 차량을 타고 동행취재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장착가격만 4000만원에 이른다. 전국 모든 체납차량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기계라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다.

논산시청 정문을 빠져나간지 3분만에 '띵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체납차량이 확인시스템에 걸려들었다. 담당공무원은 차를 멈추고 노트북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2건이나 안냈네"라고 말하더니 간단한 장비를 들고 내렸다. 이내 번호판을 떼어낸 뒤 다시 번호보조판을 차량 범퍼에 붙여주고 전면 유리 윈도브러시에 번호 영치 통지서를 접어 꽂아놓았다.

다시 출발한 차량 내 노트북에서는 '샥~샥'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는 번호판을 인식하는 소리다. 또 얼마가지 않아 '띵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체납차량이 적발됐다. 이번에는 지방세를 5건이나 체납한 차량이 걸렸다. 직원이 내려서 번호판을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왔다. 강력한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번호판을 고정한 나사가 완전히 망가졌다. 모터드라이버로 강한 힘을 사용한 뒤에야 번호판이 분리됐다. 직원은 새 나사로 교체해주고 번호판만 압류했다.

이날 기자가 탄 차량에서만 1시간 30분만에 차량 8대의 번호판이 압류됐다. 또 지방세 체납차량 대부분은 겉모습만 봐도 '고물차'라고 느껴질 정도로 낡았다. 그만큼 주민들의 생활고를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 압류된 번호판을 찾아가지만 오랫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공매 또는 폐차처분할 수밖에 없다.

압류된 번호판은 지방세를 납부했을 경우 다시 찾아가서 부착해주기까지 한다. 심지어 관외 지역에 차를 세워놓고 번호판을 부착해 달라는 요구도 순순히 응해준다. 번호판 영치활동은 출근 전인 오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또는 퇴근 후인 오후 8시 이후에 가장 많이 한다. 그나마 차량 운행을 하도록 금요일과 주말, 휴일에는 하지 않는다.

    

기자와 동행한 논산시 직원은 자신의 일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체납차량에 대해 번호판을 영치하다보면 고의적으로 안내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체납자 대부분은 생활고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한 낡은 연립주택을 갔는 데 나란히 주차된 차량 3대가 모두 체납해 번호판을 영치하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시민들 의식도 높아져 세금 체납이 점차 줄고 있는 데도 여전히 체납차량이 있는 것은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세금은 자치단체가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해 다시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합니다."

자치단체들은 봄과 가을에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활동에 나선다. 6월과 12월에 자동차 지방세 납부기간이 끝난 뒤 체납차량이 부쩍 증가하기 때문이다. 논산시의 경우 지난 3월 현재 2건 이상 4200여대가 지방세를 체납했다. 이중 계고장을 보낸 차량이 3760대, 계고장을 받고 자발적으로 납부한 차량이 560대에 이른다. 나머지 차량에 대해서만 번호판 영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논산시청 세무과, 각 읍·면 직원들은 새벽에 일어나 번호판 영치활동을 벌이고 저녁 늦게 귀가한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이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지방세 체납률을 줄이기 위한 충남도의 강력한 의지가 발동했기 때문이다. 도 세정과 전체 직원들은 지난해 초부터 체납지방세를 줄이기 위해 시·군으로 급파됐다. 도 직원들은 시·군과 합동으로 체납지방세 줄이기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새벽에 일어나 영하의 혹한, 아스팔트를 녹일 듯한 폭염과 싸우면서 체납차량을 찾아다녔다. 번호판을 영치하면서 멱살을 잡히거나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욕설을 듣는 것은 당연했다. 가족들에게조차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데 대해 거센 항의와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이러면서까지 이들이 지방세 체납차량을 이잡듯이 찾아다니는 것은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욕을 먹는 일이지만 지방세 한 건이라도 받아야 주민을 위한 재원으로 쓰여진다는 사명감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세무담당 공무원들은 지방세 증감 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지방세 납부률이 높아지면 주민들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고생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도내 지방세 체납률 줄이기 진두지휘를 맡고 있는 오일교 충남도 세정과장은 "지방세는 우리 주민들의 재산이고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재원인 데 만약 체납률이 높으면 그만큼 주민들을 위한 세금이 적게 사용되는 것"이라며 "납세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부분 주민들과도 형평성 문제가 있는 데다 지방재정도 위기를 겪는 만큼 주민들께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정상적인 세금납부에 적극 동참해주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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