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의 대규모 전복양식을 둘러싼 전남도와 진도군의 미묘한 갈등이 일단락됐다.
전남도는 전복 양식섬에, 진도군에 투자의향을 밝힌 중국 자본은 해삼종묘생산 시설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중복투자 논란은 누그러지게 됐다.
15일 전남도와 진도군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수산가공회사인 ㈜대련 장자도 어업집단유한공사(이하 장자도그룹)는 총사업비 2억 달러(2200억원)를 투입해 진도 조도면과 진도읍 해역에 수산물가공공장과 해삼 종묘배양장, 냉동창고를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2010년 진도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이듬해에는 어류와 해삼을 대상으로 한 양식어업 승인도 받았다. 초기 자금 115억원으로 사업 부지도 매입했다.
순조롭던 사업은 그러나 지난해 10월 진도군이 기존 어업승인을 전복까지 가능한 복합어업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올해 45억원을 포함해 앞으로 3년간 150억원을 들여 해당 지역에 전복 양식섬을 건립하려던 전남도 입장에서는 중복 투자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장자도 측이 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 치패와 중간패 450t을 전량 매입하고 향후 생산량도 2000t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진도 전복을 공급받아온 완도 어민들의 수급에도 빨간불이 예고됐다.
이에 전남도는 복합어업면허 신규 승인을 사실상 거부했고 그 사이 장자도그룹 측이 전복 양식은 포기하는 대신 해삼종묘 생산과 전복 수출에 주력하기로 경영 전략을 변경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6개월만에 어렵사리 해소됐다.
진도군도 수산지원과 소속 '장자도사업팀'을 수산정책팀으로 흡수하는 등 장자도팀의 기능을 사실상 축소했다.
한편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대규모 가두리 양식장에 가공·유통시설까지 갖춘 전복양식섬을 조성키로 하고 지난 11일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낙찰자는 오는 19일 결정되고 계약은 24일 이뤄진다.
가두리 양식장 100㏊와 먹이시설 300㏊ 등 모두 400㏊ 규모로 조성되며 전복양식섬이 완성되고 나면 420t의 전복이 추가 생산돼 180억∼200억원의 소득을 더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남지역 전복 생산량은 6500t으로 전국 생산량(6700t)의 97%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복과 해삼의 대량 생산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입해 전복 양식단지 10곳, 해삼 양식단지 50곳를 조성키로 하고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전남 진도에 전복 양식섬 1곳과 태안, 인천, 통영, 양양, 제주, 군산 등 6곳에 해삼 양식섬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중국기업이 진도에서 대규모 전복양식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예기찮은 갈등이 있었는데 교통정리가 잘 돼 다행"이라며 "미래식량문제 해결과 수산업 기업화를 위해 전복과 해삼 등 종류에 따라 양식 섬 조성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