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를 다시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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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를 다시 생각하며
  • 김용복/ 극작가
  • 승인 2016.11.0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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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때는 이미 늦었는 걸, 오월동주(吳越同舟)를 찾고 합종연횡 (合從連衡)을 찾은들 무엇하리. 늦어도 너무 늦어 대통령으로서는 손을 내밀어 잡아달라고 하소연 할 수 없는 처지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 그를 지지했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너져 내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이 힘없이 사그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러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친박이든 쪽박이든 그들에게는 늦지 않았다. 오월동주와 합종연횡이라는 말이.

 알고나 있는가? 서로 적의를 품은 사람끼리라도 위험한 처지에 빠지거나 필요한 경우에 서로 돕는 것을 나타내는 이 말 오월동주를. 그리고 국가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 이웃나라들과 종으로 횡으로 동맹해서 대처한다는 합종연횡이라는 말을. 소진(蘇秦)의 합종설과 장의(張儀)의 연횡설을 아울러 이르던 이 말이 왜 지금 우리 가슴에 다가오고 있는가? 그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웃나라들과도 연합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손자’의 ‘구지편(九地篇)’에 이런 말이 나온다.

“병(兵)을 쓰는 방법에 아홉 가지의 지(地)가 있는데, 그 마지막이 사지(死地)다. 과감히 일어서서 싸우면 살 수 있지만 기가 꺾여 망설이면 패망하고 마는 필사(必死)의 지(地)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사지(死地)에 있을 때는 싸워야 살 길이 생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지경이 되면 병사들은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유능한 장수의 용병술은 상산(常山)에 서식하는 솔연(率然)이란 큰 뱀의 몸놀림과 같아야 한다.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날아오고,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덤벼들며,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처럼 힘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손자병법은 말하고 있다. 하나로 뭉쳐야 혀를 날름거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북한의 핵과 싸워 이길 수 있고, 다른 나라와의 외교에서 이길 수 있으며, 무너져내리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만이겠는가? 예전부터 사이가 나쁜 ‘오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들이 한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강풍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고 하자 그들은 평소의 적개심을 버리고 서로 도우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던 것이다. 오로지 병사들끼리 죽을 각오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이 오월동주의 고사에서는 적들끼리도 똘똘 뭉쳐 위기에서 함께 살아났다고 했다. 상대편이 왼손을 내밀면 나는 오른손을 내밀어 그를 구해주었고 그가 오른 손을 내밀면 나는 왼손을 내밀어 그를 끌어안았던 것이다. 살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물러나라고 길거리로 나서기 전에, 물러나면 어찌할 것인가를 대안제시부터 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도리이고, 대통령을 탓하기 전에 나는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이 있나 성찰부터 하는 것이 국민으로서의 자세인 것이다. 이쪽에서 목소리 높이면 저쪽에서는 확성기를 틀어놓고, 저쪽에서 확성기로 대항하면 이쪽에선 길거리 투쟁으로 나서는 꼬락서니들이 국민들의 눈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취는가를 생각이나 해보았는가? 도무지 나라는 어디 갔는지 당리당략에만 핏줄을 드러내고 있으니 거울 속에 비취는 그대들의 모습을 보기 바란다.

    

 대통령이 잡신(雜神)에 홀려 귀가 막히고 눈이 멀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가 돛도 부러지고 닻줄도 끊어져 표류하고 있는데 여당이면 어떻고 야당이면 어떠랴. 더구나 친박이면 어떻고, 비박 원박, 탈박이면 어떠랴. 나라부터 구하고, 국민들의 마음부터 진정시키도록 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도리인 것이다. 도무지 불안해서 잠을 이룰 수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녹을 먹는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한 것이다.

 헛쒜, 물러나라, 잘났다고 목소리 높이는 자들 모두들 물러나라. 물러나서 숙고(熟考)한 다음 대안을 제시하라. 어깨띠 두르고 길거리에 나서서 전단지 돌리기 이전에 나라를 구할 대안을 찾고 그동안 나는 발목 잡는 일 외에 무슨 업적을 이루었는지 반성부터 해보라. 그대들이 길거리 투쟁에 나섬으로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나이 어린 경찰들은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어려운 상황(狀況)에서는 원수(怨讐)라도 협력(協力)하여 살아나려고 하는데 같은 국민끼리 날이면 날마다 핏대를 세우고 목청을 돋우어야만 된단 말이냐?

 머리 맞대고 나라부터 구하고 국민들부터 안정시켜라. 도무지 제목소리만 높이는 당신들 때문에 불안해서 못살겠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 오월동주를 읽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라. 그래야 너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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