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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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 민효선 / 수필가
  • 승인 2017.02.06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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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효선 / 수필가

울지 않으려 했는데, 쓱 훔쳐내는 손등이 축축하다. 호국 요람이라고 씌어진 논산 훈련소를 들어서는 차 안은 조용하다. 무거운 분위기 탓이리라. 다만 어미의 흐느낌만이 있을 뿐이다.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이 어미보다 본인 맘은 어떠하랴 싶어 꾹꾹 참고 왔는데, 논산 훈련소라는 팻말을 본 순간 그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2011년 3월14일 큰 아들이 군에 입대했다.

부르지도 않았고, 빨리 오라고 독촉장을 받은 것도 아니건만 이 땅의 사내들은 왜 그리 자진 납세하듯 서둘러 군에 가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대한민국의 사나이로 태어남이, 이들에겐 숙명이었던가 보다. 국방의 의무를 책임져야 함을 이들은 일찍이 인지하였던 것인가? 서둘러 군대부터 다녀오려는 큰 아들을 보며 대견한 맘이 앞섰다.

 

빡빡 머리 사내들은 여기저기서 모여들더니 삽시간에 2백여 명이 되었다. 강단 위 조교인 듯 마이크를 통해 들리는 그의 구호에 하나 둘 움직이는 입대 병들. 연병장으로 조교의 불호령 같은 목소리가 운동장을 넘어 저 멀리 황산벌판까지 울리는 듯하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너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진짜사나이 군가에 맞춰 연병장을 걸어 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멀어져 가는 그들의 모습 뒤로 누군가 아들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 순간 여기 저기 터지기 시작하는 울부짖음. 너나 할 것 없이 소리쳐 아들 이름을 부른다. 아들들도 엄마의 애탐을, 가슴 미어짐을 함께 느끼고 있겠지. 흐르는 눈물 들키지 않으려는 듯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내 아들 창호는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국가 4대 의무 중 두 번째 의무를 감당키 위해 모인 젊은이들. 늠름한 모습이 대한민국 아들들의 미래 그 자체였다. 가족의 품을 떠나 그 책임을 이행 하려는 너희들 어깨엔 부모와 가족이 있고 5천만 국민이 있다. 대한의 아들이기에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려는 너희들의 당당함과 용감함이, 이 어미들에겐 자랑스러움으로 위로가 되었다.

요즘 병역 회피 문제로 사회 지도층이나 연예인들이 국민 앞에 죄인처럼 서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개인의 이익을 보기 위해 선택한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도 한다. 유명 가수였던 00씨는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울 취득하여 병역 의무를 회피했다. 그 대가로 15년 전부터 입국을 거부당해. 한국 땅을 밟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생겼다. 그 후 한국 입국을 여러 번 시도하였지만 재판부는 00씨가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국군 장병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에게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그의 입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병역 문제로 국적까지 바꾼 그의 행보를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작년 병무청에선 병역 기피자 명단을 신상 공개 하였다. 고의로 기피한 이들의 이름과 주소가 사상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지금, 국방의 의무를 져버리지 않은 사내들은 얼마나 멋지던가. 그들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진짜 사나이인 것이다.

    

 

아들이 입영(入營)한 후 서로의 애틋함 속에 시간은 흘러갔다. 병장 말년의 아들은 건장한 사내가 되었다.

군이라는 조직에서 사회를 배웠고, 인내와 사랑을 배워서 일까. 아들에게선 사나이다운 모습이, 어깨며 불끈 쥔 주먹에서 배어 나왔다. 듬직한 사내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교육과 국방의 의무를 마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염려와 걱정은 기우(杞憂)였음을 알았다. 군 생활 2년.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을까?

아들을 훌륭히 키워준 국가가 고맙고 잘 자란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두 번째 의무까지 잘 마쳤으니 이제 세 번째. 네 번째도 너에게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지켜 나가는 대한의 멋진 아들이 되길 바란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너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그래 자랑스런 내 아들 창호야, 너를 믿고 이 에미 단잠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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