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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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 문 희 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7.05.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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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희 봉(시인·평론가)

정년을 3개월 남겨 놓았을 때 나는 아직 2년이나 남았다고 했다. 묻는 사람이 깜짝 놀라 ‘앞으로 2년이나?’라며 ‘호적이 잘못 된 것 아닌가?’ 하고 되묻곤 했다. 아니 그런가. 다음해 2월말 정년인데 12월에 그런 질문을 받았으니까. 그해 1개월이 1년이고, 다음 해 2개월이 또 1년이고 말이다. 넉넉하게 서둘지 말고 지내는 것이 좋다.

20대 때에는 20㎞ 속력으로 달렸던 것 같은데 70을 넘어서고 보니 지금은 70㎞로 달리는 것 같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다섯 살이면 내가 다섯 살 더 먹은 것이고,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면 여덟 살을 더 먹은 것이다. 그렇다 내 인생은 한 번밖에 없다. 그래서 정호승 시인은 그렇게 말했나 보다. ‘죽음을 두려워하면 매일 죽으나, 두려워하지 않으면 한 번밖에 죽지 않는다.’고 말이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베풀면서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것을 '주착(做錯)'이라 한다. 그러니 주착 부리지 말 일이다. 덤비다가 일을 그르치는 사람을 어디 한두 번 보았는가? 상대방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것을 '망령(妄靈)'이라 한다. 자기 잘 났다고 묻지도 않은 말에 나서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삼갈 일이다. 나이값을 해야 하는데 입이 간지러워 견딜 수가 없으니 그럴거다.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말하는 것을 '아첨(阿諂)'이라고 한다. 제일 불쌍한 사람이 아첨하는 사람이다. 자기에게 콩고물이라도 더 떨어질까 봐 ‘아, 글쎄 그런 것 같네.’ 하고 눈치 보며 아첨하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다. 줏대가 없는 사람이다.

시비를 분간하지 못하고 마구 말을 하는 사람을 '푼수(分數)'라고 한다. 옳고 그름을 가려서 그른 일에는 멀리 하는 일이 바람직할 텐데 주위에서 보면 푼수 짓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신중치 못하고 가벼이 행동하는 사람을 누가 인정해 줄 것인가?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참소(讒訴)'라고 한다. 좋은 말 다 접어두고 상대의 약점을 콕콕 찔러 기를 죽이는 이웃이 더러 있다. 그 많고 많은 말 중에 하필이면 그가 싫어하는 말을 골라 쓸까 생각하며 참 불쌍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한 동안 입원해 있다 나온 친구에게 한다는 말이 ‘너 얼굴 많이 상했다.’라고 하는 어리석은 인간, 그 본인의 대답에 그 말을 한 사람의 인격이 시궁창에 쑤셔 박히는 것을 보고 쾌재를 부른 적이 있다. ‘그래, 내 몸 몇 달 동안 박물관에 전시됐었다. 됐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갈라놓는 것을 '이간(離間)질'이라고 한다. 이 사람한테 가서는 이 말 하고, 저 사람한테 가서는 저 말 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이야기인데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작정을 했는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다고 자기한테 무슨 이익이라도 돌아올까? 설사 이익이 돌아온다 해도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다가 두 친구 모두 잃고 외톨이가 된다.

    

나쁜 짓을 칭찬하여 사람을 타락시킴을 '간특(奸慝)'하다고 한다. 칭찬도 섣부른 칭찬은 친구를 잃는다. 진정으로 하는 칭찬은 보약이지만 진정성이 없는 칭찬은 그 사람을 타락시킨다.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걸 판단 못할 바보가 어디 있는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비위를 맞춰 상대방의 속셈을 뽑아보는 것을 '음흉( 陰凶)'하다고 한다. 하고자 하는 말의 속뜻을 알아내고 나면 그때부터 둘 사이는 원수지간이 된다. 달콤한 말로 상대방의 속셈을 알아내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이 행할 도리가 아니다. 솔직하게 ‘네가 하고자 하는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어떤 것이냐?’고 묻는 것이 떳떳하다.

이러한 행위로 하여 괜히 찜찜함만 심어준다면 그 인생은 정말로 잘못 사는 것이다. 나는 사람의 일생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중유락(苦中有樂)’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은 원래 즐거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 인구가 이렇게 많을 수 있겠는가? “그럼 늙고 죽는 것도 즐겁단 말이오?” 아마 이런 반론이 있을 것이다. 글쎄 늙고 죽는 것이 꼭 즐거운 것은 아니겠지만 그 의미를 잘 안다면 얼마든지 달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장자(莊子)는 아내가 죽었을 때, 항아리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소동파(蘇東坡)의 시에 ‘죽고 사는 것을 항상 보니, 이제 눈물이 없네.’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인생을 즐겁게 보내자면 일정한 계획과 수련이 필요하다.

중국 송(宋)나라에 주신중이라는 훌륭한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인생에는 다섯 개의 계획(五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생계(生計), 둘째는 신계(身計), 셋째는 가계(家計), 넷째는 노계(老計), 다섯째 사계(死計)가 그것이다.

생계(生計)는 내 일생을 어떤 모양으로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고, 신계(身計)는 이 몸을 어떻게 처신하느냐의 계획이며, 가계(家計)는 나의 집안, 가족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이다. 노계(老計)는 어떤 노년을 보낼 것이냐에 관한 계획이고, 사계(死計)는 어떤 모양으로 죽을 것이냐의 설계를 말한다.

“당신에게도 노계(老計)가 있소?”라고 묻는다면, 나는 “있지요.”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것이 무엇이오?”라는 물음에는 '소이부답 [笑而不答] ' 말을 안 하는 쪽을 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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