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리 움
석당 한 상 은
밤은 인경[寅時]을 지나 새벽에 와 닿고
바람도 꿈에 젖어 달빛 머금는 밤
주마등 같이 스치는 추억의 발자취
고희(古稀(고희))에 밤의 여정은 깊어라
저 만치 산기슭 외딴집 개 짖는 소리
새벽으로 치닫는 밤의 여명을 알리면
머리맡 창틈 아스라이 초승달 스미고
담장에 등겨 눕은 매화는 사랑에 깊어
한경의 밤 지새워 추억의 이삭 줍고
얽힌 실타래 속 삶의 궤적을 뚫으며
함박꽃 미소의 님과 인연을 맺어
아들딸 낳아 복으로 함께한 날들
잔잔한 주름위로 수줍던 지난날 사랑이
한 마디 대답 없는 사랑의 눈빛만으로
항라 적삼 옷고름 풀어 사랑을 함께한
그렇게 살아온 추억의 잔상을 더듬고
밤의 여정은 깊어 새벽으로 치달아
그렇게 그렇게 채워져 가는가보다
아, 오늘도 그렇게
또 그렇게. 그렇듯이...
고희(古稀(고희)): 고래로부터 드문 나이란 뜻으로 일흔 살을 이르는 말
杜甫(두보)의 曲江(곡강)詩(시)에서 나오는 말
저작권자 © 세종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