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니 행복하고 낮추니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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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니 행복하고 낮추니 아름다워라
  • 文 熙 鳳(시인·평론가)
  • 승인 2017.08.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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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
▲ 文 熙 鳳(시인·평론가)

비우고 산다는 건 말같이 쉬운 일은 일이다. 말은 비우고 산다 해놓고 실제 행동은 그게 아닌 사람들을 가끔 본다. 하긴 인간인지라 좋은 걸 보면 갖고 싶고, 예쁜 꽃을 보면 꺾고 싶은 건 공통된 심리이리라. 인간이기에 어려운 일이다. 돼지나 소는 배만 부르면 더 바라지 않는다. 더 먹고 싶어도 위의 양이 한정되어 있어 더 먹지 못한다.

비우면 행복하고 낮추면 아름답다. 많이 가진 사람이 더 가지려 안달하지 않고 베푸는 걸 보면 존경스럽다. 자세를 낮추면 따르는 사람이 많아 살맛이 난다. 그걸 모르고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이려 하니 그게 문제다. 마음에 기쁨이 가득하니 매사 고마운 일뿐이다. 고맙고 행복하고… 그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게 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인간극장은 막을 내리고 무대는 어두워진다.

소나 돼지가 생각할 때 인간을 우매하다고 본다. 삭이지도 못할 것 왜 저렇게 욕심을 부리는가 하고 말이다. 소는 배부르면 엎드려 되새김질 하고, 돼지는 엎드려 잔다. 그들이 하는 일은 살 찌우는 일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소화시킬 만큼만 먹어두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과욕은 몸을 쉬 늙게 한다. 그러니 스스로 비우려 노력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이 지금에는 좀 변질되어 사촌이 부잣집에 시집 가면 배가 아프단다. 질투는 마음을 병들게 한다. 마음이 병들면 몸까지 병드는 건 불문가지다.

깊은 것은 물이 되고, 계곡이 되는 건 정한 이치다. 물의 생리를 본다. 누구를 업신여기거나 깔보는 일이 없다. 둥글둥글 모난 세상과도 잘 소통한다. 한 방울 두 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내가 합쳐 강이 된다. 이들은 합칠 때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지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동화되면서 행복해 한다. 계곡 또한 그렇다. 큰 나무가 하루종일 그늘을 만들어 줘도, 나뭇잎이 안마당을 지저분하게 도배해 놓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수용의 미학을 학습한 덕이다. 그리고 바람을 불러와 지친 육신을 편히 쉬다 가게 한다.

    

한 길 마음이 물처럼 흘러 바람에 흔들려도 물결은 고요하기만 하다. 바다는 집채만한 파도도 등 두드려 다독인다. 미리미리 방파제를 만들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게 하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게 한다. 지혜로운 바다이기에 남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안분지족하며 기쁨을 구가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터득해서 하는 일이다. 지혜롭기에 태풍이 지나가는 길을 열어준다. 막아서지 않는 현명함을 보인다. 막아서다가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걸 몸소 체득한 까닭이다.

현명한 인간은 어둡고 굽을 길을 걷지 아니하려 한다. 곧고 바른, 환한 길만을 걸어가려 한다. 남에게 욕 먹을 언행을 아니 한다. 어지간한 것은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한다. 용서가 미덕이라는 걸 스스로 배워 익힌 까닭이다.

그리고 늘 겸손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스스로 낮추다 보니 자신이 아름다운 사람인 줄을 안다. 아름다운 사람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 아름다운 사회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핀다. 살 만한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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