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승부차기 끝에 상주상무를 꺾고 FA컵 8강에 안착했다.
대전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FA컵’ 16강 경기에서 상주를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전은 이날 승리로 지난 2001년 FA컵 우승의 영광 재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32강에서 경주시민축구단을 2-1로 꺾고 올라온 대전은 올시즌 K리그 첫 승을 거둔 상주를 상대로 FA컵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전은 경기초반 상주와 밀고 당기기 탐색전을 마치고, 전반 12분 케빈의 위협적인 문전 쇄도로 공격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상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결정적인 찬스는 상주가 먼저 잡았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으로 이어진 패스를 살려낸 상주는 중앙으로 연결, 슈팅을 시도했지만 최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위기를 모면한 대전은 역습 기회를 잡았고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6분 오른쪽 측면을 빠른 드리블로 돌파한 대전은 수비의 견제를 받고 있지 않던 강우람을 겨냥해 패스했고, 볼을 잡은 강우람은 왼쪽 골문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골을 성공시켰다.
대전은 강우람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 소강상태를 보이던 경기는 후반 15분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황명규가 머리로 이어준 볼을 김창훈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대전의 파상공세를 번번이 막아낸 상주는 후반 중반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21분 중앙에서 빠르게 짧은 패스로 문전까지 치고 들어온 상주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중앙 공격수를 노린 패스를 찔러 넣었다. 하지만 수비하던 알렉산드로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격을 당한 대전은 줄기차게 상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38분 아크 정면에서 허범산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시도했지만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후반 40분 케빈이 문전에서 수비를 등진 가운데 무릎 트래핑 이후 터닝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파울 선언으로 무효 처리 됐다.
후반 막판 대전의 강한 압박에도 상주의 골문은 열리지 않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경기 내내 대전의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노린 상주는 연장 전반 8분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종민이 가볍게 슈팅으로 연결, 골대 맞고 나온 볼을 이성재가 밀어 넣었다.
이대로 무너질 대전이 아니었다. 대전에는 해결사 케빈이 있었다. 연장 후반 2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케빈이 가슴 트래핑 이후 절묘한 발리슛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에서도 장군 멍군한 두 팀은 체력이 바닥까지 소진되도록 맞붙었지만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로 이어갔다.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차기에서 대전은 상대 실책과 최현의 선방에 힘입어 4-2로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경기 결과(20일)
대전 4-2(PK) 상주
▲득점=강우람(전 26분), 알렉산드로(자책골 후 21분, 이상 대전), 이성재(연장 전 8분, 상주), 케빈(연장 후 2분,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