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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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 이경옥/ 수필가
  • 승인 2017.12.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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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옥/ 수필가

 

가양동에  위치한 가원요양원에는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이 많다. 만나 뵈면 반갑고, 안 뵈면 그리움으로 변한다.

12월은 참 여유가 없고 일정이  빠듯하다. 그런데도 내게  위안과 피곤을 달래줄 수 있는 곳 가원요양원인 곳이다.

 올해 3월부터 7월말까지 가양동에  위치한 가원요양원에서 수업을 했다. 36일 첫 수업은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갈지 앞이 막막했다. 가원요양원에 가보니 어르신들의 평균 나이가 78세 가량 되는데 대부분 치매 어르신들이라 진땀을 뺀~기억이 난다. 1차시 수업 후 2~3차시 수업을 해가며 함께하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나는 나만의 수업진행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나는 한 차시 수업이 끝나면 나 스스로 수업 평가를 해보며, 수업 안을  변경해 가면서 다른 곳보다 더 열의를 갖고 수업을 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은 나를 기다렸고, 좋아하셨다.

 요양보호사 이름은 기억 못하셔도, 내 이름은 기억하시고 늘 환한 미소로 왜 이제 왔느냐며 반겨주신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12월이  바쁘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바쁜 일정을 끝내면 뵙고 싶은 어르신들을 뵈러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피곤과 힘든 일정들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또 오고 싶은 곳 가원 요양원. 정든 할머니들이 계시고 늘 반겨주시는 이곳 가원요양원. 그래서 가원요양원 박희민 원장님께 2018년에도 가원요양원 할머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웃으시며 흔쾌히 “저희는 너무 감사하죠.”하시며 좋아하셨다.

 

 요즘엔 황수어르신 소식이 궁금했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 치료 후 가원요양원에 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다시 가원요양원에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뵙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가원요양원에 수업 가는 날!

이곳에는 황수 어르신이외에도 어서 뵙고 싶은 어르신들이 많았다.

안순이 어르신, 야묵이, 삼례, 현자, 순종, 말선, 옥순, 영웅, 종욱, 권필이 어르신 등등.

    

 현관에 들어서자 사회복지사께서 “수업 들어가시기 전에 황수 어르신한테 좀 가주세요.” 하시는 거다. 뇌경색 이후에는 모든 수업에 참여를 하지 않으시고, 방에만 혼자 계시다고 하였다. 수업을 얼마나 즐거워하시고 잘 참여 하시던 어르신이셨는데 수업 참여를 안 하시다니?  나는 의아해 했다. 황수 어르신께 단 걸음으로 갔다. 황수어르신께서는 침대에 홀로 앉아 계시는 것이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황소 어르신께서도 나를 보자마자 반가움에 울음을 토해내신다.

 내 손을 붙잡고 연신 우신다.

“어르신 그만  우세요, 어르신 뵙고 싶어서 제가 왔잖아요. 어르신은 두 말도 필요 없이 동화와 미술 수업을 들으시겠다며 먼저 앞장서신다.

 

 옆에 있던 사회복지사가 놀라며 고개 짓을 한다. 나는 그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크게 인사를 하며 들어섰다. 반가운 얼굴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삼례 어르신은 짧은 머리로 자르시고 파마를 하셨다. “삼례 어르신, 저 올 줄 알고 계셨나 봐요?. 이렇게 이쁘게  파마하셨네” 했더니 기분 좋으신 함박미소를 지으신다.

 

 도입부분 수업으로 당신은 누구십니까? 시작해서 어르신들의 근황을 여쭈며 다시 서로 알아가는 앎의 소개로 웃으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나는 한 분 한 분 시선을 맞춰가며 성냥팔이소녀 동화를 들려드렸다.

 

 

 아, 불쌍타 하시며 이야기 속으로 흠뻑 들어오신다. 수업종료 후 가원요양원 여경희 대표님을 만났다.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눈 후 원장님의 부탁이라고 하시며 20181년 수업을 내게 요청하셨다. 나는 정말 어르신들을 뵙고 싶어서  재능기부를 했는데, 이렇게 수업 제안을 받으니 참 감사했다.  

내가 봉사하러 다니는 곳은 노약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다가도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금세 잊어버리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얼굴을 찡그릴 수가 없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은사님의 사모님께서도 치매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시고 계시고 우리 엄마나 앞으로의 나도 저런 모습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수업운영계획안을 어르신들만을 위한 수업안으로 작성 했다. 노화로 정신력과 육체가 모든 것이 퇴화되어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서 동화와 만다라색칠, 손 근육 강화와 치매박수를 비롯한 것들로 마련하였다.

내 작은 도움이 동화와 미술작업을 통하여 어르신들이 건강해지시며 심신의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 또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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