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전시장 후보 경선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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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대전시장 후보 경선 쇼
  •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4.1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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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시인, 평론가)

선거는 게임이다. 여러 사람 가운데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을 뽑는 일이다. 그래서 재미도 있고 흥미를 끌기도 한다. 그러면서 갖가지 술수도 등장하고 연극 같은 장면도 연출된다. 선거의 역사는 무척 길고 복잡하다. 서구의 민주주의와 더불어 생성을 함께한 선거제도는 그만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문제도 많이 일으키고 말도 많은 정치방식이 되어 버렸다. 정당 내에서 벌이는 경선이 바로 그 양식 중 하나인 것이다.

민주당의 대전시장 후보 경선이 막을 올렸다. 어제(4월 10일) 오후 80분간에 걸친 토론회로 후보경선이 시작됐다. 경선후보 세 사람은 각기 ‘4선 국회의원의 중량감’을 역설하는 이상민 의원, ‘문재인 정부의 협력’을 강조하는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 ‘낡은 리더십의 교체’를 과시하는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이다. 이 세 사람 모두 충남대학교 동문지간이다. 이상민 후보는 법학과, 박영순 후보는 영문과 그리고 허태정 후보는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전 시민이 네 번이나 국회로 보내주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의 중책까지 맡았던 이상민 의원은 일찍이 대전을 싱가폴과 같은 메가시티, 글로벌 대전으로 뻗어나가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그는 "대전은 과거 교통의 요충지, 국토의 중심이라 하였으나 지금은 너무나 협소하고 폐쇄적이어서 큰 그림,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며 인위적으로 구획된 행정구역 때문에 주변 지역과의 지나친 경쟁, 소모적 갈등이 유발돼 대전발전에 큰 제약으로 작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대전과 주변 지역인 계룡, 논산, 세종시, 청주, 오송, 금산, 옥천, 영동을 대통합하여 인구 400만 내지 500만 규모의 대도시권을 형성, 메가시티 대전을 구축해야한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반드시 성취해 내겠다는 복안까지 밝혔었다. 이런 그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는 대전 시민만이 아니라 통합대상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에서 나온 용기이기도 하다. 그는 토론회에서 “대전의 어려운 문제를 푸는 해결사이자 대전발전을 이끄는 기관차가 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정부 연결고리를 자부하는 박영순 전 행정관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면서 대전시장 후보로 선택해 주기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름으로 시민이 행복한 대전, 당당한 대전을 만들겠다"며 6·13 지방선거 대전시장으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옛 충남도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민의 삶이 바뀌어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촛불혁명이 완성된다"며 "시민의 삶을 바꾸라는 촛불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그동안 행정관료 출신 시장은 관리는 잘했지만 과감한 투자유치나 행정혁신, 정부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는 실패했다"며 "도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시장, 새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할 힘 있는 시장, 4차산업 선도도시 대전을 이끌 시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기 위해서 일자리 창출에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원도심 역세권에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고 강력한 도시 뉴딜 사업의 추진 등을 제시했다.

‘검증된 행정력’을 앞세운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민선 유성구청장과 노무현 정부 행정관, 과학기술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내며 정치력과 행정력을 검증받은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전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대전의 경제가 살찌도록 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말뿐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이뤄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교육과 문화예술이 꽃 피는 대전을 만들고 교육의 격차를 해소하고 대전의 문화를 살려나가겠다는 비전을 보이기도 했다.

    

토론회는 비교적 평화롭고 온건한 분위기로 진행된 듯하다. 박 후보와 허 후보 간에 약간의 설전이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대전시정의 해법을 제시하는 신중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세 후보에게도 일반적인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그들의 정치적 강점과 약점을 잠깐 살펴본다.

이상민 후보는 중후한 4선 국회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에서 얻은 정치기술의 영역이 무변광대하다고 보아지는 게 그의 장점이다. 불행히도 어려서 얻은 지체장애로 이른바 조밀하고 친밀한 스킨십의 부족이 못내 아쉬운 단점이다. 그러나 미국의 3선 대통령 루스벨트도 똑같은 장애인이었다. 아름답게 이름을 남긴 그와 마찬가지로 이상민 후보도 아름다운 이름을 남길 대전 시장이 될 만하다.

박영순 후보는 시민과 소통하는 시장이 되어 시민이 행복한 대전, 의미 있는 대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과 문 정부와의 협업계획이 장점으로 보인다. 두 번에 걸친 청와대 근무에도 불구하고 구청장선거전에서 약세를 면치 못한 게 큰 단점이다.

허태정 후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대전의 경제가 살찌도록 하겠다는 각오는 꽤 환영받는 장점이다. 그러나 유성구의 아파트 가격에 대한 민원과 터미널건립에 얽힌 불투명성은 피하거나 감출 수 없는 단점이다.

그러니 더불어 민주당의 후보경선은 이래저래 골치 아픈 정치 쇼가 될 것만 같아 가슴 조이는 사람이 적지 않은가 보다. 기왕이면 멋지고 알찬 경선 결과가 나오기 바라는 마음을 들어 내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간과하지 않기 바란다. 훌륭하고 깨끗하며 공평하고 무사(無私)한 경선이 되기 바란다.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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