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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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내 소원
  • 文 熙 鳳(시인·평론가)
  • 승인 2018.04.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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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시인·평론가)

나에게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다. 기쁨은 당장 표현하여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다. 반면 슬픔은 조금 늦추고 싶다. 슬픔은 승화 시켜 내 삶의 새로운 힘이 되게 하고 싶다. 기쁨도 슬픔이 없으면 진정한 기쁨이 아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기쁨과 슬픔의 적절한 조화가 인생을 찰지게 한다.

나에게는 만족이 있고, 불만도 있다. 만족은 바로 표현하여 옆사람에게 전파하고 싶다. 반면 불만은 조금 늦추고 싶다. 그 불만을 감사함으로 다스려 내 삶의 새로운 감사가 되게 하고 싶다. 불만의 표출은 자신이 미숙한 인격자라는 걸 만천하에 공개하는 일이다. 그걸 덮을 수 있는 포대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이다. 세상은 만족과 불만이 공존하면서 굴러가는 곳이다. 열대지방이나 한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안다. 적당한 더움과 추움이 그들을 옹골차게 만든다.

나에게는 사랑도 있고, 미움도 있다. 사랑은 바로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 사랑을 받은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본다. 얼굴에서 잔잔한 물결이 흐르고 그 옆엔 화사한 모습의 복숭아꽃이 분홍색 향연을 펼친다. 미움은 내 창고에 보관하고 꺼내놓지 않으련다. 그 미움을 겸손으로 다스려 내 삶의 새로운 사랑이 되게 하고 싶다. 밉다고 바로 표출하면 대인관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세상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간섭을 한다. 그러한 간섭은 많을수록 좋다.

나에게는 희망이 있고, 낙심도 있다. 희망의 설레임은 적극 장려하고 싶다. 초등학교 시절 책상 앞에 붙여졌던 서예가의 꿈은 예술이란 장르에서 보면 성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희열에 젖어 본다. 낙심은 조심스럽게 포장하여 벽장 속에 넣어두고 싶다. 그 낙심을 인내로 다스려 내 삶의 새로운 소망이 되게 하고 싶다. 여자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어주기를 바라지만 남자는 아니다. 그 상대자가 오래오래 내 곁에 남아 내가 성공하는 것을 봐주기를 바란다 하지 않는가.

    

나에게는 잘하는 일도 있고, 잘못하는 일도 있다. 잘하는 일은 지금 바로 행하겠지만 잘못하는 일은 조금 늦추고 싶다. 그 잘못하는 일을 지혜로 다스려 내 삶의 여유의 일부분이 되게 하고 싶다. 그렇다. 잘하는 일은 더욱 장려하여 나의 장점으로 키워나가고, 잘못하는 일은 바로 시정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장점화 하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겠다.

나에게는 부드러운 말씨도 있고, 거친 말씨도 있다. 부드러운 말씨는 지금 당장 사용하여 이웃을 기쁘게 하고 싶다. 말씨 하나로 인생 행로가 뒤바뀌었다는 얘기를 수 없이 들었다. 부드러운 말씨는 고상한 인격의 소유자로 만들어 준다. 거친 말씨는 조금 늦추어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거친 말을 온유함으로 다스려 내 삶에 빛나는 말들로 삼고 싶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누구든 자신을 칭찬하면 좋아한다. 깎아내리는 말을 좋아할 사람은 바보천치가 아닌 다음에야 좋아할 사람이 없다. 그리고 좋은 말은 자리를 같이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사용하겠지만 없는 사람에게 하는 험담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 자리에도 없는 사람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신다는 것은 큰 죄악이다.

나에게는 좋은 만남도 있고, 슬픈 이별도 있다. 좋은 만남은 더 소중히 지켜 나가겠다. 슬픈 이별은 조금, 아니 오래도록 일어나지 않도록 늦추고 싶다. 그 이별을 승화 시켜 내 삶의 새로운 만남의 계기로 삼고 싶다. 이별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절친하게 지내다가도 말 한마디로, 거친 행동 하나로 원수로 변하는 이웃들을 아니 보았는가? 만남은 소중한 것이다. 그 소중한 만남을 유물처럼 잘 유지시키는 일에는 너와 나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친구로 만들기는 어려우나 적으로 만들기는 쉬운 일이다. 조신한 행동과 품위 있는 말씨가 그 만남을 오래도록 유지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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