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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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 文 熙 鳳(시인·평론가)
  • 승인 2018.05.0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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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시인·평론가)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수전노처럼 모으고, 개처럼 벌어서라도 살 수도, 손에 넣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갖고 싶다는 욕심만으로 가질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좌절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룹미팅에서 한눈에 반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왜 그다지도 어려웠던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상사병에 걸리고 짝사랑만 하다 끝난다. 시간을 갖고 자주 만남의 기회를 가지면 가능한 일일 테지만 조급증이 사람을 망친다.

상대의 마음이 어떤 모양인지 안다면, 퍼즐 조각 맞추듯 이 마음과 그 마음을 빈자리에 꼭 끼워 맞출 텐데, 각각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 순간에도 수만 수천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쉬운 듯하지만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다.

내 생각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있다면 아마도 사람의 마음을 잡는 일이 아닐까 한다. 엊그제는 아주 절친한 넷이서 저녁에 만나는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아침부터 빨리 그 시간이 도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서로가 서로의 마음 속에 자신들을 품고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라 단정해 본다. 꽃이 향기로우면 저절로 나비가 찾아온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수많은 사람 중에 친구로 동료로 다가서서 신뢰를 얻는 것도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여야 하는 법일진대 이미 누군가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은 삶의 많은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았다는 것이겠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겠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면 걱정할 일이 없을 터인데 그렇지 못하니 어쩌랴. 그리움이란 말보다 더 아름다운 언어가 이 세상에 또 있으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머리로 계산해서 얕은 꾀로 얻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요,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그 사람 의식 속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기에 그렇다.

줍고 싶은 산 밤 하나 다람쥐를 위해 남겨두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런 사람은 전쟁 같은 힘의 원리보다는 산수유꽃 할딱거리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정서적인 귀를 가지고 있다.

    

이 상태가 되면 조건 없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고, 가진 것들을 대가 없이 공유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 되겠다. 자신부터 자세를 낮추고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가능해진 일이 아닐까? 익은 낟알일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인데 이제 꽃 떨어지고 난 처지에 안하무인이라면 그 누가 반길 것인가? 내가 아무리 잘 났다고 소리쳐 봐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짓이다. 우매함에서 깨어나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 ‘아, 그 사람, 된 사람이야.’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됨은 부단한 자기수련의 과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내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나를 알아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행운인가. 행운은 사실 자주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엊그제 야구 경기에서도 어느 팀인가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결국 패하고 마는 경우를 보았다. 찾아온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여간한 노력과 준비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생도 그와 같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삶의 길에 제일 좋은 방법이 된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살 수 있다면 영광이겠다. 평생 한 번도 짝을 놓지 않는 젓가락의 생은 그래서 가치가 있다.

마음은 편하게, 마음 편한 사람이 훨씬 좋은 법, 소박함 그대로가 좋고, 거기다가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금상첨화고, 그런 사람은 평생을 두고 함께하고픈 사람이 아닐까?

가까이 있는 사람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 않고 사는 삶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더 낫다는 선인들의 말씀은 정말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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