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척결(爬羅剔抉) 할 겨를이 없었던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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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척결(爬羅剔抉) 할 겨를이 없었던 선거
  • 김용복/ 칼럼니스트(본사 주필)
  • 승인 2018.06.1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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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칼럼니스트(본사 주필) 

이번 6,13지방 선거는 파라척결(爬羅剔抉) 할 겨를이 없이 문재인 대통령 얼굴과 후보자 얼굴을 프랭카트에 인쇄해 내건 후보라면 모조리 싹쓸이로 당선된 선거였다. 이는 문대통령이 그만큼 우러러 볼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필자는 믿는다. 민주당을 견제할 야당에 실망을 느낀데다가 한국당이나 바른정당에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없었기 때문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등을 밀어 교도소에 보낸 자들이 몸담고 있는 정당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보라. 아직은 재판 도중에 있어 결론을 내리기에는 어려운 일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쫓겨나 교도소로 가야 할 뚜렷한 죄명이 무엇인가 아리송하지 않은가?

 

보자 이 말 파라척결(爬羅剔抉),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중 한유(韓愈)의 진학해(進學解)에 나오는 말이다.

애초에는 ‘숨은 인재(人材)를 널리 찾아내어 등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요즘에는 ‘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나 결점을 파헤치다’, 또는 ‘손톱으로 긁거나 후벼 모조리 파내다’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려운 한자로 이루어진 이 ‘파라척결(爬羅剔抉)’이라는 성어는 ‘적폐청산’이라는 어휘보다 뜻도 섬뜩하다. 손톱으로 ‘긁는다’는 爬(파) 라는 글자를 보자. 손톱으로 긁어서 후벼 파헤친다니 얼마나 섬뜩한가? 그동안 이런 저런 죄명을 뒤집어쓰고 쫓겨난 장군이나 장관, 그리고 그 이외 인물들의 사례를 보면 이 성어가 얼마나 섬뜩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뼈를 발라 도려낸다는 뜻의 척결(剔抉)은 범죄를 소탕하거나 선거 때 정당의 지도자들이 이 때까지의 잘못을 빌고 지지를 호소할 때 단골로 쓰는 말이고 이번 6,13 선거에서도 일부 정당에서도 상대편 후보를 헐뜯기 위해 예서제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은 물론 대중(大衆)의 입에 오르내리던 후보 세 사람은 모두 승리하여 샴페인을 터뜨려 자축했고 당선사례 현수막도 내걸었다.

 

생각해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정치인들이나, 앞장 서 주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동조했거나 방조한 정치인들은 2년 뒤에 있을 총선에서 어떤 대가를 받게 될지. 이때는 역(逆)으로 국민들이 앞장 서 후보자들을 파라척결(爬羅剔抉)하게 될지 누가 알랴.

    

정치인이나 행정의 수장들은 언행에 특히 조심해야 되고, 황금과 여색에 깨끗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의 행동거지는 곧 국격(國格)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선된 목민관들은 권해주는 이 말을 아로 새겨 몸조심함은 물론 인재등용에도 참고하기 바란다. 특히, 이번 선거에 당선되는 공을 세운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릇이 모자라는 사람을 중용할 수 는 없는 일. 재능 있는 인재를 찾아내어 일을 맡기도록 당부하는 바이다.

 

占小善者率以錄(점소선자솔이록) 조그만 선행이라도 이름이 기록되고

名一藝者無不庸(명일예자무불용) 한 가지 재주 있는 사람이라도 등용한다.

爬羅剔抉 刮垢磨光(파라척결 괄구마광) 손톱으로 긁어내고 그물로 다잡듯 인재를 구하고 더러운 곳을 벗겨 광을 내듯 다듬는다.

 

앞으로 4년 인기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소신껏 일하는 목민관이 되길 바란다. 그들의 주군(主君)은 중앙당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임을 명심, 또 명심하길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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