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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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다
  • 문희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8.08.27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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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자립심을 키워주어야 하는데 우리의 정책은 무조건 지원이 우선이다.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지원해주어야 하나 우리는 그게 아니다. 그러니 누가 일하겠는가?

책임을 지지 못하는 위정자 밑에 사는 백성같이 불쌍한 백성은 없다. 의로운 지도자를 찾지 못한 백성은 불행핟. 메뚜기가 다리를 접는 것은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다. 세단뛰기 선수가 도움닫기를 하는 것도 더 멀리 뛰기 위해서다. 그 도움닫기 거리를 줄여주면 멀리 뛸 수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코넬 대학교에 나이가 많은 경제학 교수가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학점을 후하게 주는 교수로 유명했다. 그 교수는 오랫동안 경제학을 가르쳐 왔지만 단 한 명에게도 F학점을 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는 수강생 전원에게 F학점을 주는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그 전말은 이러했다.

학기초 수업시간 중에 교수가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한 복지정책을 비판하자, 학생들이 교수의 생각이 틀렸다며 따지고 들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복지정책은 미국의 국민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가난하거나, 지나친 부자로 살아서는 안 되며, 평등한 사회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교수가 학생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험 성적으로 실험하자는 것이었는데, 시험을 치른 후에 수강생 전원의 평균 점수를 모든 수강생에게 똑같이 준다는 것이었다. 이 실험은 누구나 다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복지정책의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궁금하기도 한 수강생들은 이 실험에 모두 동의하였고, 그 학기 수업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었다. 얼마 후 첫 번째 시험을 치뤘는데 전체 학생들의 평균점이 B가 나와 학생들은 모두 첫 시험점수로 B학점이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은 불평했지만 놀기만 하던 학생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얼마 후 두 번째 시험을 쳤다.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계속 놀았고, 전에 열심히 하던 학생들은 "내가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공부를 하지 않는 다른 학생들과 평균을 내면 어차피 B학점 이상 받기는 틀렸어."라고 생각하고, 시험 공부를 그 전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체 평균은 D가 되어 모든 학생이 D점수가 되었다. 그러자 학생들의 불평이 커졌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열심히 해 봤자 공부를 안하는 애들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거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3번째 마지막 고사에서는 전체 평균이 F로 나왔다. 그래서 약속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F학점을 받게 되었다. 학생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욕하고 불평했지만 정작 아무도 남을 위해 더 공부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F학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학기 마지막 시간에 교수가 실험결과를 요약해서 정리하여 발표했다.

"여러분이 F학점을 받았듯 이런 종류의 무상복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상이 크면 노력도 많이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의 결실을 정부가 빼앗아서 놀고 먹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누구든 열심히 일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성공을 위해 일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이니까요!"

그 교수는 이 실험의 결과로 다음 5가지를 언급했다.

    

1. 부자들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절대로 부자가 되게 할 수는 없다.

2. 한 명이 공짜로 혜택을 누리면 다른 누군가는 반드시 그만큼 보상없이 일해야 한다.

3. 한 명에게 무상 복지를 주려면 정부는 누군가로부터는 반드시 강제적으로 부를 뺏어야 한다.

4. 부를 분배함으로써 부를 재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5. 국민의 절반이 일하지 않아도 나머지가 먹여 살려줄 것이란 생각은 국가 쇠망의 지름길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 일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해 실업수당을 준다. 그걸 받아먹고 사는 젊은이들은 당장은 좋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는 먼 후일을 내다보고 수립한 정책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일자리가 없는가? 많이 있다. 그러나 소위 대학 나온 사람들이 3D업종에 취업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 염전업을 하는 사람, 자영업자들이 인력을 고용하려 해도 어렵고 힘든 일에는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 일은 못하고 있다. 그 일을 누가 하는가? 외국 노동자들이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 대한 대우는 어떤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그들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다. 그런 일에 종사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마련해 주라. 곶감이 임시 먹기는 좋다. 그러나 그걸 만드는 데 드는 노력, 시간을 생깍해 보았는가? 우리의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다.

교육도 그렇다. 경쟁이 사라진 교육은 교육을 하향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요즘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쟁을 시키지 않을 바엔 특수목적고만이라도 경쟁을 시켜야 한다. 앞으로는 한 명이 수백, 수천 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왜 그런 ‘한 명’을 육성하지 않는가? 나는 중학교도 시·도 단위로 한두 개 학교 정도는 경쟁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고교평준화가 교육의 질을 향상시켰는가? 왜 교육을 하향 평준화하려 안달하는가? 경제도 하향 평준화해서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서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와 같다. 어느 날 자기의 위치를 확인하는 날, 그날은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선 지원이 아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다. 최저 임금을 상향 조정하는 건 좋다. 그러나 경제 상황을 파악한 후에 인상해야 한다. 일자리를 오리려 줄어들게 만드는 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우리 동네 편의점은 언제부터인가 23시부터 07시까지 문을 닫고 있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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