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이 무슨 잘못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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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이 무슨 잘못 했다고?
  • 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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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

 권력이란 나노미리도 없는 자리, 통계청장 자리.

찬밥 신세보다 더 찬밥 신세 자리. 2005년에야 비로소 1급에서 차관급으로 승격된 누구도 욕심내지 않는 자리. 그래서 전문가 대신 퇴임을 앞둔 관료들이 대물림하다 2009년에야 처음으로 민간 출신 전문가가 앉게 된 자리 .

  그런 자리인데도 이번에 토사구팽(兎死狗烹)된 자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그런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예고도 없었다. 이유는 알지만 말은 못한다. 통치권자의 갑질 행패 때문이다. 부려먹던 종도 내보낼 땐 섭섭함이 없이 해야 하고 왜 그만두게 했는지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질 안했기에 황수경 전 통계청장도 자신이 경질된 사유를 모른다고 하며 “청와대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고 여운을 남겼다. 자신의 경질에 대해 의문을 표한 것이다. 통계청 직원의 경질은 임기 이전에는 말단 9급 공무원까지도 갑자기 갈아치워서는 안 된다는 걸 경제를 배우고 나라를 염려하는 사람들이라면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보자, 통계조작으로 거덜 난 그리스의 선례를.

그리스의 재앙은 통계조작으로 시작됐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고 재정적자를 숨기는 통계조작을 감행했다. 공무원들을 동원한 것은 물론 여러 산업분야에서도 통계를 조작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십여 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작된 통계를 자국민도 믿지 않는데 다른 나라 국민들이 믿을 리는 더더구나 없는 일. 그래서 그리스는 양치기 소년의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중국도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만연한 통계조작으로 국가신뢰도가 떨어졌던 나라다.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은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마젠탕(馬建堂) 전 통계국장은 업무회의에서 “통계자료 조작은 정부공신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정책입안과 집행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한다”고 밝히며 통계조작이야말로 나라 멸망의 지름길이 된다고 하였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이임식 장면이 TV에 비쳤다. 갑작스레 교체된 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눈물 흘리는 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그는 이임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연약한 여성이기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통계청의 독립성,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자의 갑질 행패에 대한 통한의 눈물이리라. 그는 말했다.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야당국회의원이 "고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느냐" 물으니까 "내가 점쟁이냐" 받아쳤던 그다. 그렇게 당당 했던 그가 권력자의 갑질 앞에서는 말 한 마디 못했다.

 

 그러나 아무리 패악한 통수권자라 하더라도 이것만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다.

첫째, 통계는 그 사회의 거울인 것이다. 거울이 깨끗하고 맑아야 자기 얼굴에 있는 미세먼지까지도 발견해 제거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굴에 있는 점이 보인다고 거울 탓만 해서 깨어버리고 만다면 영구히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는 우를 범하고 말 것이다.

 

둘째, 통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나 청와대 관료들뿐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통계는 그 사회의 기틀을 다지는 초석이기에 정치인이나 청와대 관료는 물론 재계나 외국까지도 그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평가하게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지켜나갈 후손들까지도 참고자료로 삼아 나라 기틀을 다지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셋째, 통계청장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청장을 그 자리에 앉혀 놓고 ‘내가 지시하지 않을 테니 네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한다면 내 입맛에 맞게 알아서 하라는 묵계적 지시 아니겠는가?

 

 그래서 말이다. 정권 입맛에 맞는 마사지 통계는 앞으로 요구하지도 말아야 하며, 당사자의 아부(阿附)성 통계 작성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통계청장 자리에 앉게 된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도 그 자리의 막중함을 알고 마사지해서 보고하는 통계처리는 하지 말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마사지 통계야말로 너도 죽고, 나도 죽으며, 나라까지도 망쳐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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