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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청론탁설"
적폐청산의 칼날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kyb1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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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2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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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적폐청산의 칼날엔 특별한 칼자루가 있다.

첫째는 그 칼자루를 누가 잡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칼자루이고

둘째는 칼자루 잡은 손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에 따라 역할을 달리하는 칼자루일 것이며

셋째는 적개심으로 눈 먼 자가 칼자루를 잡고 있으면 그 결과가 달리 나타나게 되는 칼자루일 것이다.

 그럼 보자. 칼자루의 역할이 어찌 나타나게 되는지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의 박희조 수석대변인은 3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검찰청 민원실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대한 수사촉구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검은 돈에 대해 김소연(서구6, 민주당) 대전시의원이 말하는 명백하고 확실한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가 미지근하다는 판단하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위에서 말한 첫째와 둘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칼이 제 역할을 못하고 무희(舞姬)나 무당(巫堂)의 손에 들린 칼처럼 춤추기 위한 도구에 불과 할 것이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뿐"이라고 입버릇처럼 나불대고 있지만 그 말을 듣고 있는 국민들은 코 웃음 치게 될 것이다. 생각해보라. 지난 2년여 적폐청산의 칼날에 쓰러진 대상이 네 편 아니면 정적(政敵)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동안 검찰이 휘두른 칼날의 결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긍정적 효과는 하이에나처럼 썩은 고기에 혓바닥 대고 핥아 먹던 정치인들에게(그것도 네 편에 해당하는 정치인만) 경각심을 갖게 해준 것과, 내 편을 여론 몰이로 휘몰아 교도소에 보낸 좀생이들에게 경적을 울려주게 된 것이 긍정적 효과일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효과를 보자.

지금 검찰이나 통수권자의 말을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는가를생각해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이번에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박희조 수석대변인이 대전지방검찰청 민원실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대한 수사촉구서를 제출하게 된 것도 부정적 효과 때문에 일어난 행위였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2월 12일자 모바일 언론인 ‘광장21’ 에 대나무의 이중성에 대한 칼럼을 발표한 일이 있다. 대[竹]는 겉으로 보기엔 곧다. 그리고 속은 텅 비어 있어 욕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에 늘 푸르기 때문에 조선시대 정철을 비롯한 문인들이 그를 소재로 예찬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지금도 고등학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보자. 과연 예찬할만한 대상인가? 대는 나무도 아니요 풀도 아니다. 그것만 봐도 이중성을 띄고 있다. 더구나 대[竹]는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의 뿌리는 더 가관이다. 대의 땅 속 뿌리는 땅 위에 보이는 줄기와 달리 속이 알차게 채워져 있으며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기 때문에 열매 맺는 활엽수나 침엽수, 또는 잡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그로인해 짐승들도 이곳에서는 살수가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좌파의 이중성을 보면 대의 속성을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대의 이중성을 알고 적폐청산의 칼날을 생각해보자.

  그 칼자루를 내 편이 잡고 있으면 그 칼은 무희나 무당에 들려진 춤을 추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고, 칼자루 잡은 손이 우리 편 거물급을 향해 있으면 그 칼은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칼에 불과할 뿐이며, 적개심으로 눈 먼 자가 칼자루를 잡고 있으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고위직이 교도소에 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며 나라까지 휘청거리게 되고 아까운 인재의 생명까지도 빼앗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알고 지내자. 대나무의 이중성과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휘두르는 칼날의 결과를.

속이는 자보다 더 나쁜 게 속는 자들이다. 그것을 모르고 속게 되면 더 나쁜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알고 가자. 칼자루 쥔 자들도 불안할 것이라는 사실을. 왜냐하면 칼자루 휘두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 뿐더러 뿌린 대로 거둔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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