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제대로 지켜나가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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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제대로 지켜나가겠다는 것인가?
  • 문희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9.01.1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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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회견에서 김정은이 '조건·대가 없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관해 밝힌 것과 관련해 "매우 환영한다."며 "재개를 위해 북한과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했다. 개성공단 폐쇄가 왜 일어났는지, 금강산 관광 중단이 왜 일어났는지 대통령은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인가? 아리송하다. 북은 비핵화의 핵심인 핵 리스트 제출을 거부하고, 핵탄두 생산을 계속하고 있지 않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재개 문제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북의 공격으로 장병 46명이 사망했다. 북은 이 만행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남측 자작극"이라며 우리를 조롱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과제가 해결됐다.'한다. 아이러니 한 일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김정은이 서울에 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앞으로 잘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일부 우리가 이해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가야 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과거사'라는 말도 썼다. 통일장관도 같은 질문에 '미래 지향적으로 보자.'고 했다.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천안함 사건은 북의 천안함 공격으로 장병 46명이 사망하고, 구조 과정에서 다시 10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 2명과 주민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국방장관이 '우리가 이해하자.'고 한 것은 무슨 뜻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 개발에도 일리가 있다'고 했던 그런 의미인가. 북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자는 건가. 과거 진보 정권 때도 국방장관만은 안보 최후의 보루로서 중심을 지켜왔다. 국민은 그런 국방장관들을 믿었다. 그런데 이제는 통일부장관도 아닌 국방장관조차 우리 국민과 장병이 떼 죽음 당한 북한 도발 문제를 놓고 '이해하자.'고 하니 울화통이 터진다.

도끼 만행 당시를 생각한다. 그때 한미 양국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행동으로 압박하여 김일성으로부터 3일 만에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받아냈다. 그 후 군 지휘부가 북한의 도발을 웬만하면 덮어두려는 경향은 어디에서 비롯됐는가를 생각해본다. 그것은 아마도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내용을 군에 지시한 ‘DJ식 대북정책’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휴전선도 갈아엎고 하늘까지 개간할 수 있다면 오죽 좋겠는가? 그런데 현 상황은 그렇지 않으니 걱정이다.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국빈급 대우를 받으며 한국을 휘젓고 다녔지만 어떤 사과 요구도 받지 않았다. 작년 4월 방북한 기자들에게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말하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범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왜 할 말도 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지 모르겠다. 할 말은 하고 살자. 얼마 전 통일부는 5년마다 만드는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관한 북의 책임 조치를 확보한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북은 과거 대북 지원을 받으려고 천안함 공격을 인정·사과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던 북이 작년부터 다시 "천안함 사건은 모략극"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이런 태도 때문이 아닌가.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

어떻게 이룩한 자유대한민국인가? 어떻게 성취한 경제대국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어려웠던 시절을 뒤로 하고 경제대국 10권에 진입했다. 이 모두가 누구의 덕인가? 5·16 혁명 직후 미국은 혁명세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의 경제원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독으로 달려간 광부와 간호사,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우리의 젊은이들에 의해 나라가 고사 직전에 생기를 찾았던 것을 잊었는가?

    

가난한 한국에 돈 빌려줄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우리와 같이 분단된 공산국 동독과 대치한 서독에 돈을 빌리려 대사를 파견해서 미국의 방해를 무릅쓰고 1억 4,000만 마르크를 빌리는 데 성공했다. 그 보답으로 서독이 필요로 하는 간호사와 광부를 보내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로 잡혔다.

낯선 땅 서독에 도착한 간호사들은 시골병원에 뿔뿔이 흩어졌다. 말도 통하지 않는 여자 간호사들에게 처음 맡겨진 일은 병들어 죽은 사람의 시신을 닦는 일이었다. 어린 간호사들은 울면서 거즈에 알콜을 묻혀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체를 이리저리 굴리며 닦았다. 하루 종일 닦고 또 닦았다.

남자 광부들은 지하 1,000미터 이상의 깊은 땅 속에서 그 뜨거운 지열을 받으며 열심히 일했다. 하루 8시간 일하는 서독 사람들에 비해 열 몇 시간을 그 깊은 지하에서 석탄 캐는 광부 일을 했다.

당시 한국은 자원도 돈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였다. 유엔에 등록된 나라 수는 120여 개국, 당시 필리핀 국민소득 170불, 태국 220불 등 이때, 한국은 76불이었다. 우리 밑에는 달랑 인도만 있었다. 세계 120개 나라 중에 인도 다음으로 못 사는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었다.

그 이후 국민은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외국에 내다 팔았다. 동네마다 엿장수를 동원하여 "머리카락 파세요! 파세요!" 하며 길게 땋아 늘인 아낙네들의 머리카락을 모았다. 시골에 나이 드신 분들은 서울 간 아들놈 학비 보태주려 머리카락을 잘랐고, 먹고 살 쌀을 사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래서 한국의 가발산업은 발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1965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렇게 세운 나라를 적의 핵무기에 그대로 노출되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대통령을 비롯한 장관들께 묻고 싶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에 어둔 그림자를 드리우지 말라고. 힘들여 이룩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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