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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헛돈으로 쓰이고 큰일 났다
문희봉(시인·평론가)  |  sjc@tvs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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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8  21: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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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세금이 헛돈으로 쓰이고 있다. 눈 먼 돈이라서 그런가? 이렇게 흥청망청 쓰다가 국가 부도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렇잖아도 비핵화 보장 없이 혈세 펑펑 쓰고, 경제대책은 늘 제자리라서 걱정하고 있는 터다. 최저임금은 올려놓고, 주 52시간 근무 시행해 놓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곡소리는 오늘도 하늘을 찌른다.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 14일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결과를 발표했다. 영세사업장 65만 곳, 264만 명의 근로자에게 2조 5,136억 원이 지원됐다. 1인당 평균 95만 원의 급여를 정부가 세금으로 대신 내준 셈이다. 일자리 지원 심사원들의 고발에 의하면 한 달이 멀다 하고 운용 지침을 변경했고, 중복·착오 지급도 실적에 포함 시켰으며, 신청서를 대신 작성해 주고 돈을 먼저 준 곳도 있었다. 그런 지원이 지속됐는데도 기이한 일은 예산 중 4,500억 원이 남았다는 것이다. 설계가 잘못된 것인가? 집행이 잘못된 것인가? 아리송하다.

고용노동부는 지원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덜고, 노동자는 계속 일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랬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중앙일보가 취재한 10여 명의 일자리 지원 심사원(이하 심사원)들은 “고용노동부의 실적(집행률) 압박이 무리한 집행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들의 '고발'을 유형별로 정리해 본다.

① "대상 늘리려 수십 차례 규정 개정"

한 심사원은 “지원 대상을 늘린다는 명분으로 안정자금 운용 규정이 수십 차례 개정되면서 현장의 혼선이 극심했다.”며 “사업주들의 악의적인 부정 수급보다는 무리한 집행으로 인한 중복 지급이나 착오 지급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내내 운용 규정을 완화했다. 안정자금의 근본 취지인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고, 급여를 깎지 말아야 한다는 요건은 유예되거나 느슨해졌다. 직원이 30명 미만인 사업장에 지원하도록 한 원칙은 30명 이상인 사업장에도 29명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있는 300명 미만 사업장에도 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했고, 근로자가 퇴사했어도 사업주가 신청하면 소급 지원했다. 1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빈번했다고 한다. 한 지사에서는 심사원이 안정자금 신청서를 대신 작성하고 사업주에게 도장·사인만 받아오게 한 곳도 있었다.

안정자금 마감일 연장도 유사한 경우였다. 당초 신청·지급 마감일은 각각 지난 달(2018년 12월) 14일, 27일이었다. 심사 기간(2주)을 감안한 조치였다. 고용부는 그러나 14일 이후에도 신청을 받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고용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신청 마감 사흘 전인 지난달 11일에도 집행률이 69.8%(2조 751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심사원들은 12월 31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한 심사원은 “막판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일단 지급하고 보자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됐다.”며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고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② "미신청 사업장에 2,300억 원?"

11월 말엔 ‘미신청 근로자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라.’는 지시가 근로공단 각 지사에 내려왔다. 안정자금 신청을 하지 않았어도 알아서 사업장에 지원금을 주도록 한 것이다. 근로공단이 11월 말 작성한 내부 회의 자료를 보면 고용노동부는 12월 21~24일 지급을 목표로 미신청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이때 미신청 사업장에 대한 지급이 집중됐다. 사업주들에게는 돈을 먼저 보낸 후 지급 사실을 우편으로 보냈다. 또한 지원금을 받기 싫거나 받을 대상이 아닐 경우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환수하거나 2019년 지원금에서 상계 처리하겠다고 안내했다.

이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안정자금 지급액은 9월과 10월에는 각각 1,853억 원, 1,992억 원이었고, 11월에는 2,422억 원이다. 그러다 12월엔 7,769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12일부터 지급 마감일인 26일까지 보름 새 4,388억 원이 집행됐다. 익명을 원한 근로공단 관계자는 “미신청 근로자에 대한 추가 지원이(집행률 상향의) 일등 공신이었다.”며 “이 시기에 약 2,300억 원을 미신청 사업장에 지급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사석중 근로공단 일자리지원단장은 이에 대해 “영세한 사업장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도와주기 위한 적극 행정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③ 지원서 작성에 걸린 시간은 1분

정부의 사회보험료 지원을 받는 두루누리 사업장은 1분이면 작성할 수 있는 간편 서식인 ‘지급 희망서’만 제출하면 안정자금을 내줬다. 두루누리와 안정자금의 지원 요건이 같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간편 서식을 제출하는 경우 최저임금을 준수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원래 신청한 전 달 치부터 안정자금을 지급했지만 무조건 소급해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꿨다.

노무사나 세무사가 보험 업무를 대신 해주는 보험 사무 대행 기관이 사업주 대신 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내부적으론 논란이 됐다고 한다. 한 심사원은 “사업주도 모르게 보험 사무 대행 기관이 안정자금을 신청해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며 “세금이 보험 사무 대행 업체 수수료로 나가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와 별도로 11월 말 안정자금 지원 서비스를 한다며 현장 서비스 요원 789명을 또 뽑았다. 평일 기준 20일 만 일하는 단기 계약직이며, 최저임금(일급 6만240원)을 줬다. 이에 9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처럼 밀어내기식 집행이었는데도 지난해 일자리 안정자금은 약 4,500억 원이 남았다. 애초 정책·예산 설계가 잘못됐다는 뜻이 아닌가?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가? 기가 찰 노릇이다. 왜들 이러는가? 진정 노동자는 그 덕으로 계속 일할 수 있었는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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