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가꾸어 나가는 마음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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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꾸어 나가는 마음의 나무
  • 문희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9.02.27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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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네 잎 클로버’를 식용으로 재배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재배하는 하우스에 들어가면 모두가 네 잎 클로버다.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뜻한다 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럼 ‘세 잎 클로버’는 무슨 뜻을 가지고 있을까? 다름 아닌 ‘행복’이다. 들판에 나가 보자. 클로버가 있는 곳엔 모두 세 잎짜리다. 그래서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행운을 찾았다 하는지도 모른다. 그 하우스에선 네 잎 클로버뿐만 아니라 다섯 잎, 여섯 잎 짜리도 있었다. 유전자 변형으로 만든 것들이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 매일 물과 햇빛이 필요하듯이 행복이 자라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가 가진 것이 없어 보이는 건 가진 게 없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가져야 만족할 수 있는가? 욕심은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것이니 무한대의 충족이라도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그것도 부족한 것이 아닌가?

앞뒷면이 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야누스는 사는 게 힘이 들 때면 자신의 건강함에 감사했다. 아이들의 웃음을 행복으로 보고 아무 일도 없던 늘 그런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 일은 좋은 일이다.

때론 뉴스에 나오는 일가족 교통사고에도 내 가슴을 쓸어내리며 행복을 훔쳐보곤 한다. 행복을 저금하면 이자가 붙는다. 삶에 희망이 불어나는 것과 같다.

지금 어려운 건 훗날 커다란 행복의 그늘을 만들어 줄 것임을 믿는다.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행복의 자잘한 열매라는 생각이다. 친구와 포두주는 오래될수록 향기가 진하다. 그런 향을 맡을 수 있다면 행복하다.

썩은 열매는 스스로 떨어지고 탐스러운 열매만이 살찌우게 된다. 행복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마음의 밑바닥에서 시들어가는 행복을 꺼내고 키워야 한다. 허욕과 이기심의 강물이 범람하거든 좋아하는 꽃을 찾아 나서라. 풀꽃에게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비바람 이겨내고 혹한과 혹서도 이겨낸다. ‘오늘 뜨는 달은 당신이 가지세요.’라는 말을 할 정도라면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죄다. 누군가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면 보여주라. 그게 행복의 시작이 된다.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만 한다.

    

내 존재의 가벼움은 처음부터 없는 것이다. 사랑받고 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잠시 일상의 중독에서 벗어나 따스한 햇살과 교우해 보자. 근심 걱정을 저울에 올려놓기는 하되 그가 가리키는 숫자는 볼 필요가 없다. 지나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그것이니까.

세상은 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유하기 위해서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사는 모습이 다 다르듯 보는 눈도 달라져야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가지의 눈은 하나만 보게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풀무질을 했다. 담금질과 망치질도 했다. 푸르게 벼려진 도끼를 들고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좋은 나무 한 짐만 하고 싶다. 아궁이에 지펴져 윤기 흐르는 쌀밥 한 그릇 짓고 싶다. 아랫목을 따뜻하게 데우고 싶다. 소박한 꿈이다. 이런 꿈을 가진 사람의 가슴에서는 행복이란 것이 스멀스멀 기어 움직이며 날갯짓을 할 것이다. 안개는 땅을 밟지 않는다.

가진 것은 언제든 잃을 수 있지만 내 행복은 내가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죽어서 가족과 재산과 선행이란 세 가지를 세상에 남긴다. 그러나 선행 이외에는 과히 대단한 것이 못 된다고 탈무드는 얘기하고 있다. 선행을 많이 베푼 사람은 아마도 행복하게 세상을 하직했을 것이다. 선행은 숨길수록 커지고, 나타낼수록 작아진다.

행복은 가꾸어 나가는 마음의 나무이다. 마음의 나무를 키우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행복을 가꾸는 사람은 내일을 가꾸는 사람이다. 농부들의 특권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주어진 특권은 바로 흙이 살아가는 소리를 듣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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