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못된 족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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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못된 족속
  • 윤기한
  • 승인 2013.11.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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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세상에는 몹쓸 사람이 적지 않다. 악독하고 고약하고 심술궂은 사람이 꽤나 많단 말이다. 우선 강아지가 깨갱거리듯 못된 소리를 늘어놓는 후안무치 얌체들이 흔하디흔한 걸 본다. 그런 족속은 으레 욕지거리를 내놓는다. 그거야말로 큰 소리로 불평을 해대는 입스(yips)요 개가 짖어대듯 하는 옐프(yelp)이다. 그들은 그래서 에스. 오. 비(son of a bitch)족속으로 호칭되기 일쑤이다. 썩 아름답지 못 한 타이틀을 짊어지는 것이다.

그 으뜸가는 s.o.b. 타이틀은 정치권에서 약동하는 룸펜류의 부랑자들이 차지한다. 시정잡배들이 되레 부러워 할 만큼 시터지고 건방진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정치인이 수두룩하다. 그런 위인들이 날이 날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지껄이는 말이 악담의 콘텐츠 투성이다. 소름끼치는 막말 ‘귀태’만 해도 금배지를 달고 국사를 논의한다는 진짜 악동 귀태가 뱉어낸 악마주의 악담이 아닐 수 없다. 못된 망아지 족속이라고 대우할지어다.
 
그런데도 이런 저질 악성 정치배들을 추방처단하지 않고 있는 국회윤리위원회의 허상도 못된 족속의 범주에 든다. 끼리끼리 모여서 만든 윤리특위라는 것이니 뭐 묻은 것들 끼리 어찌 가름할 재주나 염치가 있겠나 싶기도 하다. 전통적인 정상배들이 구린내를 풍기던 과거가 이들의 반면교사가 될까 두려운 지경이다. 전교조 같은 강성노조의 떼쓰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 멋에 겨운 국회의원이라도 언어품위를 부질없이 손상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s.o.b.의 주역이 될까 걱정되어 하는 말이다.
 
게다가 어처구니없이 떠들어대는 너스레도 못된 짓거리인 것이다. 낙선한 대통령후보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고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몰아치면서 대선의 불공정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책임을 지라고 얼러대는 짓은 정녕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선거불복의지를 헹가래 하는 것은 마냥 헛방놓기에 다름 아니다. 웬 민주주의 위기론인가. 뚱딴지같은 소리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극치를 훼손하는 작태는 분명코 못된 족속의 알맹이인 게다.
 
더구나 시인이라는 주제에 못난이 벼슬을 한 친구가 재판을 받았다. 그가 내갈긴 글이라는 게 대선 당시 투표 열흘 전에 “박근혜 후보가 도난당한 안중근 의사 유묵을 갖고 있다”면서 박 후보를 도둑으로 몰아치는 뉘앙스를 트위팅한 것이다. 그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 비방죄목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다. 무죄평결이 나왔다. 전주지방에서 추린 배심원 일곱 사람이 만장일치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국민재판이다. 터무니없는 비방 글을 언감생심 보호한다니 가소롭다.
 
그러니 허울 좋은 국민참여재판이라는 호칭에서 어쩌면 ‘국민’을 ‘인민’으로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혼란에 빠진다. 참으로 못된 족속의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소리를 질러댔으니 유죄판정이 마땅하다는 게 상식이다. 몰상식한 무죄평결은 아름다움을 아름다운 운율 속에 아름답게 창조해서 독자를 감동시키는 시인의 작업을 안도현이 신묘하게 성취한 덕분에 얻은 수확인 모양이다. 더구나 문재인 전 민주당 대통령후보라는 사람까지 왕림한 자리였으니 퍽이나 수월했나 보다. 엄청 못된 족속의 속성이 드러난 게다.
 
이 지저분한 국민참여재판이란 게 도시 도깨비 같은 짓거리를 하는 제도가 아닌가 싶다. 역시 지난 대선 때 있었던 허위사실유포 혐의자들에게도 무죄평결 선고가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남 박지만씨를 어떤 살인사건의 연루자로 몰아간 시사인의 주진우와 딴지일보의 김어준 미디어 퍼슨들에 대한 평결이 무죄였다. 선동적인 지지자들의 야유와 함성과 박수 세례에 재판부가 굴복했었나. 참으로 비굴하고 비겁하고 못된 족속이다.
 
못된 족속은 그 뿐이 아니다. 수두룩 태산이다. 야구의 코리언 시리즈보다 더 하다. 아니, 미국의 월드 시리즈를 무색케 할 만큼 많고 또 많다. 혼외자라는 오입지자 때문에 사퇴한 검찰총장 후임을 내정하자마자 생뚱맞게도 ‘기춘 대원군’이라 비꼬는 민주당 공세는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험구 족속의 누드발언이다. 모처럼 국무총리가 국정상황을 걱정하는 말을 하니 이걸 가지고 ‘앵무새 설거지 총리’라고 천박한 표현을 함부로 뇌까리고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를 받을 것이라고 흑색언동을 서슴지 않는 것 또한 못된 족속의 행태가 아닌가.
 
여성대통령의 위용에 매혹된 남정네들의 얼토당토않은 착각의 자유를 누리고자 버둥대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하고 많은 날 대통령의 사과 운운하기에 골몰하는 민주당 대표는 구렁이 제 몸 추스르는 것만 알지 너무나 근시안에다 콩깍지까지 붙은 눈이 안타깝다. 일반여론조사결과의 수치가 불쌍할 정도로 낮더니 두 군데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완패의 수모를 당했다. 국민의 판정 평결이 냉혹하리만큼 민주당을 압살한 것이다. 국민을 심판하겠다던 으름장이 온데간데없다. 사필귀정이 바로 이것이다.
 
과거를 묻지 말라는 가요가 있지만 정치인은 앞서의 여러 정권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거기에 배울게 엄청 많다. 이씨왕조의 태종 이방원의 정치사상과 책사전략 같은 것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특히 야당에 속한 정치인은 엄중한 비판자의 존재감을 두둑하게 지녀야한다. 까불면 손해를 보는 게 정치사에 나와 있다. 가깝게 지난 몇몇 정권과 통치자들의 행동궤적을 살펴보면 오늘의 우리 정치현실이 너무 밉살스럽다. 심술궂기 때문이다. 거물급이라는 정객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발성이 ‘제 멋대로’이다. ‘저주의 화통’ 같다. 못된 족속이 삽살개처럼 즐기는 레고놀이와 진배없다. 그래서 s.o.b.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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