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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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 이정희 (문학박사. 시인. 수필가)
  • 승인 2020.06.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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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문학박사. 시인. 수필가)
이정희 (문학박사. 시인. 수필가)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이 노래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의 올갠 반주에 따라 목이 터져라 부르던 노래다. 그런데 요즘은 이 노래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이 날은 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시내의 모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시가행진을 하고 멸공을 외치며 하루를 보냈다. 동족상잔의 피맺힌 6·25의 슬픔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 전쟁으로 우리나라에 전사자가 149005, 부상자가 71783, 실종자가 132256명으로 밝혀졌다. 휴전 직후 손이 없는 부상자들이 갈고리로 의수를 달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행상을 하는 모습을 많이도 보았다. 그 때의 참전용사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을 때 북한의 선수단과 미녀응원단이 평창과 강릉을 휩쓸고 다니고, 공연단이 서울과 평창을 누비고 다니며 그들이 올림픽의 주인공인양 TV 화면을 메우고 있을 때 정말 남과 북은 평화가 온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북한예술단의  현송월이 사전답사를 한다고 서울에 왔을 때 특별열차를 배려해 주는 등 톡톡히 귀빈대접을 했고, 지금 북의 2인자라는 김여정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휘젓고 다니는 장면이 연일 TV화면을 장식할 때 마치 평화가 오는가 싶을 정도로 착각하게 되었다. 나이 어린 김여정이 어른들에 대하여 예절을 지키는 꼴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그를 국빈으로 대접해도 우리 국민들은 아무런 탓을 하지 않았다. 남북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양보를 하고 배려를 해도 괜찮다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너그러운 인격 때문이다. 우리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한 통치자와 악수를 하고 북녘 땅을 밟을 때 우리들의 가슴이 뭉클했다. 남북의 정상들이 서로 악수하고 껴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끼지 않은 국민들이 있었을까. 그러나  진정으로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를 누릴 수 있으리라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 드디어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곧 전쟁이라도 날것처럼 으르렁대는 북한의 태도에 국민들은 놀란 모습이다. 그러면 그렇지 하고 믿을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다시 깨닫고 있지 않은가. 이때에 참여연대는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남북 협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군사도발 감행 시 강력대응 등 군사적 태세를 앞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킬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남북 간의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어느 나라 단체인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다운 태도라고 박수를 쳐야 할까. 그런가하면 광화문광장을 메우고 시위로 목청을 높이던 민노총 등은 짹소리도 안 내고 있으니 국가의 안보에 불안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세계는 지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하여 단절된 상태로 변해가고 있다.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고립된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북적대던 공항터미널이 한산하기 그지없고 항공여객기들은 줄지어 정지 상태이다. 사람의 이동이 중지되고 물자의 이동이 정지되는 이상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세계는 모든 면에서 퇴보를 면치 못하리라 예상한다. 이렇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상태는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국경을 개방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생겨난 괴질을 우습게 여길 수 없는 심각한 상태임을 알고 있다. 이제 모든 일은 한 국가에 국한되거나 어느 지역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전 지구인들이 함께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이 때에 깽판을 치는 북한은 어떤 집단인가. 이건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인간이 종전과 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은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6·25사변 70년을 맞이하여 그렇게 엄청난 고통과 아픔을 이겨낸 우리 국민들은 북에 대해서 참으로 너그러워 졌다. 북에서 핵무기를 진정으로 폐기하고 화해의 테이블에 나온다면 우리는 북한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자본과 기술이 축적돼 있다. 개정공단뿐만이 아니라 북한 전역에 진출하여 공장을 지울 수도 있고, 금강산은 물론이고 칠보산 등 관광지를 활성화시킬 능력이 있다. 이제라도 북한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온다면 인간답게 사는 문화민족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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