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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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다”니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 승인 2020.07.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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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박원순 서울 시장이 자살했다. 조선일보 오늘 조간 1면에 ‘1000만 거대도시 서울시장의 황망한 퇴장이라는 헤드 타이틀을 내걸고 그 밑에 분향소에 사용할 국화꽃 모습을 실었다. 이 나라 수도의 시장으로서 늠름했던 고인의 장례준비가 한창이다. 우선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치룬다고 한다.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민원이 40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를 불쾌하게 생각했는지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가 박 시장의 성추문 관련 질문에 예의 없다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조선일보 팔면봉). 그런 헛소리를 한 자신이 되레 예의 없다고 일갈을 당할 게 아닌가 싶다. 누구한테 버르장머리 없이 예의 없다고 고함치는 건가. 어이없잖은가.

 

예로부터 어른들께서 하신 말씀들이 생각난다. “노름 좋아 하는 놈은 손끝으로 망하고 색을 좋아 하는 놈은 XX끝으로 망한다고 경고성 교훈을 자손들에게 각별히 일러 왔다. 그게 바로 지금의 볼썽 사나운 꼴을 경계했던 지혜였다. 거대 기관의 수장이 저지른 성추문이나 추행은 작금의 춘사가 아니다. 인간 원초적 욕구를 나무랐던 아담과 이브에서 이미 시작된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을 받드는 기독교에서도 종파싸움으로 십자군의 혈투가 있었던 때의 미련한 행위를 돌아 봐도 섹스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십자군에 참가하는 남자가 자기 아내에게 정조대를 채운 과거가 이를 웅변해 주고 있지 않은가.

근자에 터진 성추행사건으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징역을 살고 있다. 수행여비서를 수차에 걸쳐 성추행한 범죄로 노무현 폐족의 일원이 되어 있는 슬픈 이야기가 아직 잊혀 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미투라는 일종의 여권 유행병에 고 은 시인도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고 유명 화가도 얼굴에 똥칠을 하고 말았다. 지금 한창 체육계를 뒤흔들고 있는 성 문제는 쇼트트랙의 미녀 심석희 선수를 성추행한 감독의 민낯이 보기 흉하다고 침을 뱉어대지 않는가. 이런 성추행은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세계도처에서 횡행하는 악질행위이다. 그런 몹쓸 짓을 박원순 시장도 저지르고 말았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NGO를 이끌며 여러 기업으로부터 기부금도 많이 챙겨가며 여성인권신장을 노래처럼 불러 댄 사람이 정작 제 몸 추스르지 못 하고 만 것이 아닌가.

그의 인생 종말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여성운동상까지 수상한 경력이 너무나 더럽게 오염된 불고염치가 되고 말았다. 자그마치 그는 성희롱 유죄의 판결을 도출해낸 베테랑 여성인권변호사로 각광을 받았다. 그로부터 정치권에 들어서면서 서울시장에 내리 세 번이나 당선되었다. 지지율 겨우 9%였던 그가 55%의 안철수로부터 단일화 드라마로 아름다운 양보를 얻어내며 기염을 토했다. 박영선, 나경원을 꺾고 승리하며 행운아의 쾌감을 만끽했다. 그런 이력은 장차 대선가도를 꿈꾸며 정치권을 흔들었다. 앞길이 창창해 보였다. 그러하거늘 무슨 마귀에 휘몰려서인지 여비서 강제추행의 고소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진정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오르며 그 귀중한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속어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이 얼마나 구차하고 치사한 일인고.

    

게다가 반갑지 않은 죽음의 선택을 생각하면 인면수심의 끝장은 어쩔 수 없이 자살이라는 행위로 종결되고 만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자살은 어쩌면 비겁한 행위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인생으로 태어나는 것이 제 마음대로 된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생명이다. 내 창작물도 아니오 습득물도 결코 아니다. 그럴진대 인생을 마감하는 것도 내 멋대로 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글쎄, 자살 예찬자가 있다면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게다. 어려서 산에 오르다 목맨 사람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경악과 공포에 휩싸인 적이 있다. 적절한 약품이 없던 시절에는 그런 행태가 많았다고 들었다. 그러나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그다지 아름다운 행위는 아닌 게 분명하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산에서 투신자살을 감행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다. 검찰에 호출당하는 봉변에 부부싸움 끝에 저지른 투신방식은 결코 칭송받을 일은 아니잖은가. 물론 지금은 그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일당독재 운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노무현 폐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민망한 사건이었다.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죽음은 제반사 허무가 되는 것이니 현명한 처사는 결코 아니잖은가. 거기에 색을 탐한 죄 값이라면 야비하고 치사한 죽음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장 오거돈이라는 인물도 성추행으로 물러났으니 시장이라는 명예가 자칫 N, 박사방의 성착취 패거리와 진배없다 한들 항변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영웅호걸이 색을 즐긴다 해도 하필이면 제 부하를 성희롱대상으로 삼는 짓은 못 되고 또 못된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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