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창(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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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36)
  • 이승희
  • 승인 2014.02.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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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희(시인, 뉴욕취재본부장)

올해는 청마(靑馬)해라 약진을 예언하고 있다. 한국 교포사회에서는 대표들이 한국풍습과 전통을 알리겠다고 "설 날"의 행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이중과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화행사를 한다니 무슨 할 말이 있겠나!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기류로 옛 것을 보존하고 전통을 지키며 자손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정신은 바람직스럽다.

매일 눈뜨면 세상이 격동하는 일들을 보인다. 온 세계 여러 나라 여러 지역에서 폭력적 시위와 투쟁이 있으며 민중들의 의사표출이 사회 간 계층과 다른 집단 간 알력을 혁혁히 노출시킨다. UN기관도 범세계 인권과 인류사회 평화를 지향하기에 때로는 회원국들에 의한 주권(sovereignty) 고수의 집착에 아주 역부족이다. IT 산업의 급진전과 변화는 나이든 시민들에게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또 변화된 상황을 따라잡을 수도 없다. 옛것을 오로지 그리워 하며 적응할 뿐....
 
미국의 최근 뉴스에서 세계는 경제적 양극화가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한다. 각국에 산재한 재벌들이 각기 제나라의 경제를 석권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상태는 모든 나라의 사회현상이다. 중산층이 알뜰하게 개미처럼 열심히 사는 샐러리맨들은 시시각각으로 상승하는 생활수준과 비용으로 사회의 중추인 중산층 위치를 보존할 수 없이 하위권으로 떨어져 중산층이 쇠퇴일로에 있는 것 같다. 공산주의가 멸망하고 자본주의의 독주는 결국 1984년 인류사회를 풍자한 조지 오웰(George Owell)의『동물농장 Animal Farm』의 모습과 유사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권력과 재력을 쥔 5-10% 의 각 사회 우두머리들 밑에 모두 졸장부가 돼 힘없이 종사하는 격이 되는구나.
 
“개천에서 용 난다” 는 말도 옛 구어가 됐다. 예를 들어 미국 통계를 보면 상류 재벌과 권력을 소유하는 부모슬하에서 자란 자녀가 더 많이 명문대에 가며 엘리트 학벌을 갖고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취업도 쉽고 상위권 직책을 갖게 될 전망이 그들에게는 더 밝다. 이 현상은 유럽 영국 중국 일본 세계 각국에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크게 울리고 있다. 한국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필자는 옛날 20-50세 때 한참 맹렬한 활동을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꿈과 희망을 갖고 전쟁을 겪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약진하던 시절을 회상해 본다. 그때는 참 행복했고 확실한 장래가 기약됐다. 가난 속에서도 새싹과 꽃망울이 보였다.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으며 코리언 드림이나 아메리칸 드림은 모든 젊은이들의 보편적 꿈이었다. 이제는 '돈 놓고 돈 벌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빈곤층의 자녀는 앞날이 '쨍'하고 해 뜨는 날 보다 흐린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꿈을 갈망할 뿐이 아닌가.
 
'땅 짚고 혜엄치기'라는 말이 있었다. 하나 지금은 그 격언이 무의미하게 되고 '평생직장' 이라는 보장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1980년대만 해도 일류대의 훌륭한 학벌과 유학을 다녀온 재원은 직장이 보장됐고 평생 일하고 존경받고 은퇴하게 됐었다. 기술발전과 변화로 지금 2000년대는 무한경쟁시대로 임용계약제니 다양한 평가제, 업적성적이니 성취결과 검토 등 의견이 분분하고 여론의 변화에 떠밀려 직장인은 이리 저리 흘러 다니게 된다. 항상 긴장과 불안감에서 시달린다. 눈치 빠르게 변화를 파악해 움직여야 하니 마음도 몸도 스트레스에서 헤어날 틈이 없다.
 
무역 세계시장과 수익성에 따라 교육과목도 편파적으로 되는 현상이다. 거기에 예능계, 연예계, 스포츠계에 수익성을 목표로 대단한 투자와 활동이 집중된다. 장래 진로에 대한 지도편달을 부탁받으면 필자는 옛날에는 "공부 잘하고 우수한 학벌과 인성양성과 사회성을 기르며 성실하게 목표를 세워 노력해라!" 는 등 당당하게 한 정답을 주곤 했었으나 지금은 "정답이 없고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한다. 오로지 용기와 변동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처 적응하며 희망을 잃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노력하라는 애매모호한 덕담을 줄 뿐이다.
 
경제계만 양극화한 것이 아니라 직업분포에서도 다양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기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의 양극화 현상이 예측된다. 디지털 시대 전에는 사회의 직업 분포가 골고루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포화상태가 되는 분야가 그리 보이지 않았다. 특수한 전문성과 과학 의학 공학기술지식을 가진 최상급 인텔리들은 항상 필요했고 생존기회가 충분했다. 또한 소위 '3D'라고 사람들이 싫어하고 힘들고 더러운 일도 있는 것이고 불루 칼러 노동일도 사회에서 필요한 직업이니 없어서는 안 되고 지속되는 직종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대에는 어중간한 화이트 칼러 직업은 쇠퇴해 이미 5% 줄었고 차차로 25% 까지 없어지게 된다니 직장의 중산층도 없어지게 된다. 그러면 이 중하위권 고등교육 받은 노동력을 가진 젊은 남녀들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겠는가? 특허를 얻어 벤처기업이니 창업을 한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고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니 실의에 젖은 고급 실업자만 늘게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다시금 새 사회정책을 구상하는 임무가 모든 나라에 시급한 첫 과제이다.
 
기후도 지구 온난화로 예측을 불허하며 변덕이 심하다. 남쪽 따뜻한 고장이었던 지역에 폭설이 내린다. 무방비상태에서 재빨리 적응해 ‘적자생존원리’(survival of the fittest) 대로 살아남아야 한다. 필자는 '땅 집고 혜염칠 수 있던' 세대에 속해 노년을 맞이하게 되니 한없이 감사한다. 노블리스 오브리쥬 의무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 지금 미국은 이 모든 양극화 해결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말이다. 그래도 여기에 만인의 꿈은 살아있구나!
 
                                             이 승 희(시인, 뉴욕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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