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아더메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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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더메치'인가
  • 윤기한
  • 승인 2014.02.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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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한때 멋진 유행어였던 ‘아더메치’가 되살아난다. 이 나라 정치상황 때문이다. 정치라는 게 본시 더티하기 이를 데 없기에 만사 그러려니 하다가도 너무 심한 꼼수 작태를 보자니 ‘아더메치’를 느끼게 된다. 사회적 갈등현상의 해학적 표현인 ‘아더메치’는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다”의 이니셜이다. 얼마나 구린내 나는 짓거리가 많으면 또다시 ‘아더메치’가 튀어나오는가.

 
하는 짓이나 말에 비위가 뒤집혀서 구역질을 하게 될 때 아니꼽다고 한다. 법치국가의 재판결과가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기자회견을 펼친 경찰관 권 은희의 행위가 아니꼽살스럽다. 김용판 경찰청장의 무죄판결에 승복하지 못 한다는 저항행위였다. 한여름 밥상에 염치없이 날아드는 파리 한 마리가 밥맛을 앗아가는 꼴 같아 적이 속이 상한다. 수사의 촉수 노릇하는 입장에서 불복 운운하는 모습은 P 아무개라는 동류가 대선 당시 선거상황을 제 입맛대로 지껄여 댔던 것보다 더 꼴불견이었다.
 
돈께나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졸부의 행동거지가 밉살스러울 때 더럽다고 한다. 흔히 때가 묻고 찌꺼기 같은 게 끼어 있어 지저분하면 더럽다. 그런 걸 보면 정말 정이 뚝뚝 떨어진다. 강원도에 1미터가 넘는 폭설을 원망하는 산골 주민이 ‘더럽게’ 눈이 많이 온다고 한탄하게 되는데 정치테마주라는 게 널뛰기 하니 그것도 더럽다. ‘김무성 테마주’네 ‘문재인 테마주’네 하며 개미떼 주주를 어리둥절케 만드는 것도 대한민국 정치소굴에서나 생기는 일이다. 차라리 3D가 동남아 노동자의 돈벌이 몫이니 더러운 건 정치놀음 아니런가.
 
뭘 좀 가졌다고 우쭐대는 태도가 먹은 걸 훑어 낼 듯 못 마땅할 때 메스껍다고 한다. 언짢고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해대며 허둥대는 꼴이야말로 메스껍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걸 수사방해 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김용판 청장의 1심 재판결과에 ‘특검실시’라는 피켓을 들고 합세 시위하는 국회의원들 꼬락서니가 메스껍기 한이 없다. 특검을 통한 재수사만이 진실을 밝힐 유일한 해법이라는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더욱 메스껍다. 엄청난 특권과 세비를 받으며 여러 사람의 보좌진을 거느리고 무소불위로 좌충우돌하기를 밥먹듯 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인격체들이 웬 놈의 집단피켓시위를 그리도 좋아하나. 어이구, 메스꺼워라.
 
특히 말이나 행실이 떳떳하거나 당당하지 못 할 때 치사하다고 한다. 남 보기에 부끄럽고 쩨쩨하면 사람대접을 받지 못 하기 마련이다. 사람 노릇을 제대로 못 하는 걸 일러 치사하다고 나무라기 일쑤이다. 걸핏하면 제 주장에 맞지 않는다고 ‘무죄 만들기 프로젝트’ 운운하는 야당대표나 ‘정권 물러가라고 외칠 때’를 뇌까리는 야당의원은 스마트폰의 멋진 기능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익히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게 훨씬 현명한 사업이라는 사실을 점잖게 받아드리는 게 좋다. 치사한 정치꾼의 범주에서 그나마 탈출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정녕 ‘아더메치’에 함몰되지 않기를 권하고 싶다. 부디 ‘아더메치’에 아듀를 외치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은가. 정치너울을 쓴 얌체족이여, ‘아더메치’에 레퀴엠(진혼곡)을 연주하라. 국민의 충정이 그러기를 바라고 있다.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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