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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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대법원장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비평가)
  • 승인 2021.02.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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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비평가)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비평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현직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이다. 이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발의했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그리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의원들이 가세해서 전광석화처럼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사법농단개입 의혹이라는 멍에를 씌운 탄핵이었다.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탄핵을 당한 것이다. 과거에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탄핵소추를 당했지만 모두 부결되고 만 적이 있다. 사법부의 불행이며 국민의 불신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첫째 기본요소인 다수결 원칙의 횡포는 정작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결점이 있다. 다수의 힘을 빌미로 삼아 민주주의의 진실을 유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 다수가 소수를 희생양으로 삼아 악질 행위를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바로 다수라는 개념이 악법의 기초로 작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유권자 국민이 엉겁결에 만들어 준 다수당의 위력이 바로 이런 악덕행위를 서슴지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달 말이면 임 부장판사는 퇴임을 하게 된다. 그는 이미 의혹이 벗겨져 있기에 더욱 불합리한 국회의 처사가 아닌가 싶다.

임 부장판사는 세월호에 대한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칼럼에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재판에 관여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사유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1심재판(작년 2)에서 개입이 아니라 권유나 조언에 불과했다는 것으로 무죄로 판명되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친여분자들을 유괴하다 싶이 끌어드려 탄핵을 성취했다. 그러기에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바로 다수당의 횡포가 기세를 올렸던 게 아닌가.

판사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이탄희 초선의원은 탄핵제안 설명에서 판사는 신이 아니라는, 그래서 법 앞에 평등한 누구나 단죄를 받아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그말이야 옳고 말고가 아닌가. 그렇게 말한 자신도 판사시절에 신으로 군림하고 싶은 유혹을 받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법관은 오로지 법과 양심에 의해서만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일관된 의지이며 논리적 근거일진대 진정코 양심이란 게 얼마나 투명하고 투철한지 짐작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신이라는 존재를 운운할 염치보다 법 앞에 평등한 모든 사람을 먼저 잘 인식하고 존중해야 한다.

갑자기 효봉 스님이 떠오른다. 판사 재직 중에 실수로 사형선고를 내린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출가해 승려가 되었다. 법의 적용에는 착오를 일으켰지만 양심은 견실했던 것이다. 법은 냉혹하다. 하지만 양심은 감성이며 심성이다. 타고난 마음씨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자극에 반응을 나타낸다. 행위에 대해 옳고 그른 것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인 것이다. 즉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다. 그것을 포용하고 있는 마음씨이다. 그 실체는 투명체이다. 물리적으로 저촉이 되지 않는 사상(事象)이라서 관찰 가능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다. 어려운 대상인 것이다.

임 부장판사는 작년 5월에 법관의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 한 적이 있다. 사표수리가 안 되었다. ‘형사재판 중이라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수리되었다면 탄핵소추의 능멸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장은 탄핵하자고 설쳐대는 참에 사표를 수리하면 내가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면서 이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의 그런 행위가 바로 탄핵을 불러온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법원장과의 대화녹취록이 밝히고 있다. 전대협을 주도하고 정치인생을 시작한 우상호 서울시장 보궐선거입후보자는 이를 두고 녹취록 공개하는 수준의 부장판사라면 탄핵하는 게 맞다고까지 꼬집었다. 그 말이 정녕 옳은 소리인가.

무죄선고를 받은 사건을 들이대고 탄핵을 추진한 여당이야말로 가장 부적절한 행동을 무식하게 감행한 것이다. 야당에서는 첫 번째 탄핵대상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다름 아닌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소년의 거짓말보다 더 악랄하고 더 잔인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선포할 쯤에 야당의원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거짓말쟁이 김명수를 탄핵하라고 외쳐댔다. ‘엉터리 탄핵’, ‘사법장악’, ‘졸속 탄핵’, ‘사법붕괴등의 손피켓이 야당의원들의 손에 굳건히 쥐어져 있었다. 대법원 예규에는 수사 중이라도 사표를 반려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엉뚱하게 거짓말을 한 장본인이 대법원장이라니 기가 막힌다. 에라, 몹쓸 위인들이여.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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