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올라 타는 얌체꾼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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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올라 타는 얌체꾼은 싫다
  • 윤기한
  • 승인 2014.05.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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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세월호에 올라타는 얌체꾼은 싫다
 
 
세월호 조난은 참극이다. 슬프고도 끔찍한 사건이다.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승객들의 희생에 온 겨레가 울고 있다. 나라가 온통 비통에 싸여 있다. 조문행렬이 그치지 않는 국가적 비극이다. 비분강개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엄청난 참사에 엉뚱하고도 멍청한 행동으로 들떠 있는 인간군상이 있다. 이들은 어쩌면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으로 착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따위 족속을 일러 ‘얌통머리 없는 것들’이라 하던가.
 
그런 몰염치 행태에 끼어들어 허우적거리는 패거리가 다름 아닌 정치인과 종교인이라는 팻말을 달고 있는 걸인속성의 저질집단이다. 그들의 황당무계한 정치놀음과 종교타령이 ‘노무현식 쪽팔림’에 빠져 들게 하기 때문에 그런 악성명명을 던져 주지 않을 수 없다. 구조작업이 극난한 지경에 온갖 구출수단과 기구와 인원이 동원되어 주야로 구급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다 민간잠수부의 생명까지 잃었다. 바다의 노여움이 무섭기 그지없다.
 
그토록 험난하고 위태로운 구조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는 판국에 정치인들은 이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실시를 서둘자고 덤벼든다. 아직껏 실종자 모두를 찾아내지도 못한 상황인데 특검도입을 부르짖고 있다. 이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라는 미명의 국면전개 시도인 것이다. 필경 6 ‧ 4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욕구와 지략이 유도하는 정쟁발발의 신호가 아닌가 싶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는 공세로 정국 주도권장악을 획책하고 있는 게다. 대안제시의 성의와 지식도 전무한 정치세력이 그런 짓을 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가하면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미처 모습을 보지 못한 자식의 귀환을 기다리는 가족의 울분을 보듬지는 못 할망정 일부 종교인들은 대통령을 겨냥한 망발을 서슴지 않고 동동댄다. 정의구현사제단이야 으레 하는 짓거리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이른바 ‘구원파’라는 이기주의 매니아들은 저들의 종교를 탄압한다고 검찰청 앞에서 버릇없는 집회를 열고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 그네들의 주군이라고 할 돈벌이 미치광이의 탐욕이 가져온 참사로 판단한 검찰이 청해진해운의 독버섯을 도려내려는 참에 종교의 허울은 드라큘라가 무색할 만큼 가증스럽기 그지없다.
 
게다가 통진당 당원이라는 여자가 앞장선 ‘엄마의 노란 손수건’이라는 인터넷모임이 못된 짓을 하염없이 감행하고 있다. 이 무리는 무능한 정부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거리로 나가자고 선동하고 슬픔과 분노를 촛불만으로 나타내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자고 수선을 떤다. 심지어 대통령을 끌어내야 된다고 발악을 해댄다. 희생자의 가족이 아닌데도 얼마나 슬프고 분해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인류애적인 측은지심의 발로인가 의문스럽다. 그건 아닌 게다. 그들의 주책에 물속의 세월호가 느닷없이 떠오를까 되레 걱정이다.
 
이런 판세에 국민의정부 창조물인 전교조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자극하고 투쟁을 촉구하려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4‧19의거 도화선이 된 김주열의 수장사건, 박종철의 물고문살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를 독재정권의 폭력에 비유하고 실종학생들이 제주를 향해 떠나던 날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에 실종자구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희생자가 늘어났다고 억지를 썼다. 여기에 군소 좌파성 정당들이 내건 선전 문구는 더욱 한심스럽고도 악랄하다. “이런 대통령 필요없다”, “정부가 구조를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슬픔을 넘어 분노하라”는 독설을 내뱉고 있다. 이건 너무나 순진하고 위험한 국론분열의 촉진제에 불과하다.
 
국론분열은 국가존립의 기반을 흔들기 쉽다. 허튼 궤변이나 정부비방이 사고해결의 기본은 결코 아니다. 지금 검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희생자 수습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진행 중이다. 무엇이든 성급한 요구는 사려분별마저 결여된 제안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치권도 종교계도 그리고 각종 이익단체도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세월호에 올라타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파괴하는 행위나 언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집어 치워야 한다. 국가적 패닉에 하염없이 함몰되지 말고 용기와 관용과 협조의 덕목을 되살려 사고수습의 성실한 완성을 이루는 슬기를 갖는 국민이 되는 게 급선무이다.
 
그러자면 아무래도 이번 지방선거 이슈가 매우 중요하다. 얼핏 지방선거가 지역행정의 요직을 선택하는 행사라고 할 때 세월호 사건은 선거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이슈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관한 입장도 물론 아니다. 노란 리본으로 조의 표시를 하고 있다 해도 실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뜻이 합일해서 희생 자체를 엄숙하고 숭고한 자세로 조위해야 마땅하다. 그럴진대 선거를 위한 정치논쟁이나 종교독선이나 사회단체의 망동은 세월호의 비극을 보상하는 데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참극을 악용하는 선거운동은 더더욱 배제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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