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먹튀'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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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먹튀'를 한단 말인가
  • 윤기한
  • 승인 2014.06.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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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세간에서는 ‘그년에 그놈’이라는 풍문이 도처에서 비등하고 있다. 법을 정비해서 ‘먹튀’를 막아주고 거들음 피우지 말고 얼른얼른 재판의 결정을 내리는 현명성을 바라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은 게 현실이다.
지방선거 투표하는 날이다. 일찌감치 아내와 투표장에 갔다. 문을 열자마자 안으로 들어가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선거인 번호를 일러줬다.

젊은 종사자가 서둘러 온 첫 번째 선거인의 명단을 찾는 손길이 서툴다. 투표용지 석장을 받아들고 기표소로 발을 돌리며 보니 참관인들이 모두가 중년여성이다. 투표함을 지키고 있는 사람도 역시 젊은 여인이다. 선거관리위원으로 봉사했던 20년의 잔영이 머리를 스친다.

돌아서자 둘 째 투표용지 넉 장이 주어진다. 앞서와 다름없이 투표과정을 마쳤다. 출구를 향하면서 투표장의 선거관련자들에게 간단한 치사를 건넸다.

그들의 노고를 헤아려 주는 아량을 베푼 건 선거관리를 직접 챙겼던 경험 때문이다. 헌데 이 선거행사에 소요되는 경비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투표지 한 장 제작에 15 원, 전체적으로 2억 장이 넘으니 무려 40여억 원이나 쓰인 탓에 그랬다.

이렇듯 돈이 많이 드는 선거제도에는 국민의 원망을 들어야 할 맹점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게 ‘선거보조금’이라는 것이다.

이 보조금을 염치도 없이 꿀꺽 먹어치우고 도망치는 졸개 정객들이 있다. 던져준 먹거리를 헐레벌떡 먹어치우고 그냥 도망치는 게 개새끼들이다.

이걸 가르켜 ‘개먹튀’라고 한다. 바로 이 ‘개먹튀’가 지금 성행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통합진보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그 짓을 감행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한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에 몇몇 인간이 잇달아 후보직을 사퇴했다. 전체 32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줄사퇴를 한 것이다.

그런 짓거리를 ‘먹튀’라고 한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분뇨감투를 쓴 것이다. 일찍이 그들의 당수 여인이 ‘박근혜를 떨어트리기 위하여’라며 대통령후보로 나섰다가 물러나면서 저지른 행태와 똑 닮은꼴이다. 진짜 ‘올 배스타즈(all bastards)’가 아닌가.

우리에게는 예로부터 ‘그놈이 그놈’이라는 험악한 속담이 있다. 새 것이나 헌 것이나 다를 게 없이 구질구질할 때 쓰는 말이다.

그전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비교해 보면 조금도 다른 점이 없어 실망했을 때 일컫는 험담이다. 백현종이라는 위인은 “경기도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후보를 사퇴했다.

    

울산시장후보였던 이영순과 부산시장 후보 고상권이 자진사퇴라는 쇼를 부리며 ‘먹튀’의 만용으로 국고를 축냈다.

이걸 가리켜 새누리당은 ‘제2의 이정희 사퇴’라고 지칭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통진당의 대변인은 ‘나라를 위한 결단’이라는 칭찬성명까지 내놓았다. 노상 걸핏하면 ‘민주정당’을 억지 주장하는 그들의 철면피는 그 정도야 약과라고 광신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럴진대 진즉에 단호한 결단을 주저 없이 단행했어야 할 헌법재판소의 무위도식형 행위가 참으로 난감하다.

정부가 내놓은 통진당의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을 서둘렀다면 이따위 무식한 ‘먹튀’는 아예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명예와 권한을 갖는 헌법재판관들의 태만이 국민의 아까운 돈을 못된 정치꾼들의 놀림감으로 탕진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태국의 헌법재판소는 현직에 있는 자기네 총리의 해임을 의결해 권좌에서 쫓아냈다.

우리의 헌법재판소는 대법원이 결심해 놓은 것마저 눈감고 있는 걸 보는 국민이 울분을 참느라 고생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를 갖도록 부탁한다.

더욱이 종북논란의 주체인 이석기문제의 결론도 지지부진한 채 세월만 흐르고 있다. 일도양단의 통쾌한 처리를 갈망하는 게 일반국민의 총의이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팬소가 우물쭈물한다는 투정을 듣는 슬픔이 없어야 한다.

어정쩡한 핑계로 ‘먹튀’를 일삼는 패거리의 존재를 묵인하는 듯한 오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일랑 제발 생기지 않아야 한다.

어차피 세간에서는 ‘그년에 그놈’이라는 풍문이 도처에서 비등하고 있다. 법을 정비해서 ‘먹튀’를 막아주고 거들음 피우지 말고 얼른얼른 재판의 결정을 내리는 현명성을 바라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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