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형식적 정의를 위한 뿌리인가, 아니면 실질적 혼란의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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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형식적 정의를 위한 뿌리인가, 아니면 실질적 혼란의 전조인가
  • 김명수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
  • 승인 2025.08.2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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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
김명수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

【SJB세종TV】김명수 칼럼]=우리 사회에서 검찰은 오랫동안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행사하는 유일한 기관’이라는 독특한 지위를 누려왔다. 수사권으로 범죄 혐의를 직접 밝혀내고, 기소권으로 재판에 넘길지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한다. 문제는 이 막강한 권한이 오남용될 경우,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데 있다.

권한 집중은 필연적으로 남용을 낳는다

권력의 역사에서 한 가지 교훈은 분명하다. 권한이 한 곳에 집중되면 반드시 남용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한 사건을 스스로 기소 여부까지 판단한다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자신이 수사한 사건에 대해 기소를 주저하거나, 반대로 무리하게 기소를 밀어붙이는 것은 당연한 유혹이다. 이는 ‘견제 없는 권력’이 가진 구조적 한계이며, 국민 불신의 뿌리이기도 하다.

정치적 중립, 검찰의 존재 이유

검찰에 있어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덕목은 정치적 중립성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검찰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기소 방향을 달리하거나, 눈치 보기를 하면서 ‘정의의 수호자’라는 본래의 책무를 스스로 훼손해 왔다. 따라서 검찰총장 임명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인사권을 가진 권력자의 의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검찰의 공정성은 언제든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적 통제 장치의 부재

수사와 기소가 한 기관에 집중된 나라는 선진 민주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경우 수사권은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기관이 담당하고, 기소권은 연방 및 주 검찰이 맡는다. 독일과 프랑스도 경찰 수사와 검찰의 기소가 분리되어 있으며, 법원이 수사 과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한다. 반면 우리나라처럼 수사 개시에서 기소, 종결까지 검찰이 전권을 쥔 구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러한 제도적 비대칭성은 결국 ‘민주적 통제의 사각지대’를 낳고 있다.

국민 신뢰 회복의 전제 조건

검찰개혁의 본질은 권한을 무조건 축소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권한을 분산시켜 상호 견제가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어야만 검찰은 정치적 유불리나 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만을 판단하는 구조는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적 균형을 만들어 낸다.

    

정의로운 법치사회를 위한 길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다. 이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 즉 권력 분립과 상호 견제를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검찰이 본래의 책무인 ‘공익의 대변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검찰은 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의의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분리하고 견제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사회적 합의다.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이며, 사회적 법익을 지켜내는 수호자라는 본래의 사명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개혁이며, 정의로운 법치사회의 초석이 될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의로운 법치사회의 초석이며, 검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필자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노동정책의 배신>, <금융정책의 배신>,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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