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JB세종TV】김명수칼럼=인생무상(人生無常),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태산에 부딪혀 넘어지는 사람은 없다. 사람을 넘어지게 만드는 것은 하찮다고 생각하는 ”작은 돌부리“다. 인생의 패망은 대개 크고 장엄한 장애물 때문이 아니라 사소한 욕심, 작은 방심에서 비롯된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권력자들은 우리들 눈앞에 수없이 많다. 예전에 이름만 들어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이 모두 ‘작은 돌부리’에 발목이 잡혔다. 물론 그들의 공과(功過)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력자일수록 태산보다도 ”작은 돌부리“가 더 무섭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거대한 산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결국에는 작은 돌부리에 부딪혀 비참한 결과로 막을 내렸던 것이다.
권력은 그림자 옆에 인간의 나약함이 투영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을 걷는 사람”이라고. 권력과 명예, 돈과 이성은 그 담장 옆을 흐르는 “작은 돌부리”다. 발을 헛디디는 순간, 그 끝은 나락이다. 비근한 예로 법가를 집대성한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한비자도, 진나라의 승상 이사도 권모술수의 하찮은 돌부리에 걸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처형당했다. 절대 권력을 누리던 자들의 최후는 한결같이 비참했다. 이쯤 되면 권력은 사람을 높여주는 동시에 가장 잔인하게 무너뜨리는 양날의 칼임을 알 수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다. 불행은 행복의 씨앗이 되고, 행복은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권력이 아무리 절정에 달해도 권불십년(權不十年), 달이 아무리 둥글어도 기우는 법이다. 화려하게 핀 꽃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으니, 10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시들고 만다. 정치뿐 아니라 인생살이도 같다. 가장 잘 나갈 때일수록, 가장 화려할 때일수록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며,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한마디로 삶은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우리가 멈추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권력의 주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작은 돌부리”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그러나 멈추어 서면 보인다. “작은 돌부리”가 결코 작지 않음을, 눈앞의 권력이 결코 영원하지 않음을,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권세나 재물이 아님을. 역사는 늘 반복된다. 해마다 돌아오는 정치의 데자뷔, 권력의 흥망성쇠는 또다시 우리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싸늘한 교훈을 되새기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이름의 권력자들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인생무상(人生無常),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 세 문장은 단지 옛 격언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경고다. 인생 삶은 변화무쌍하기에 영원함은 없는 것이다. 잘 나갈 때 더욱 낮아지고, 성공의 정점에서 더욱 자신을 다스리며, 떠날 때는 아름답게 떠나는 것. 그것이 인간에게 허락된 가장 지혜로운 마무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