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박남주 국장]](/news/photo/202510/80819_82528_5553.jpg)
【SJB세종TV=박남주 기자】 충청권에 또 하나의 큰 별이 떨어졌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민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5일 대전 유성의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 전 의원은 법조인 출신으로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창당과 함께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뎌 17대 때부터 21대 국회까지 대전(유성)에서 연거푸 5선을 지냈다.
그러나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적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권유로 옷을 바꿔입고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패배(敗北)한 뒤.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을 맡아 왔다.
그는 소년시절 소아마비를 앓다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 휠체어를 타면서도 그 누구보다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대전 출신으로, 충남대 법대를 나와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키도 했으나, 한때 우송대 겸임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이런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지역 정가는 정파(政派)를 떠나 깊은 애도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은 법률가 출신으로 나라와 지역(유성구)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고, 민주당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지역 사회에 깊은 애정을 쏟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 해 왔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그의 소신에 따라 마지막 길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지역 발전을 위했던 고인의 열정과 헌신은 대전 시민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며 모든 짐 내려놓고 평안히 영면하시라고 추모(追慕)했다.
조국혁신당도 정치의 언어를 잠시 내려놓고 고인이 된 이 전 의원을 추모한다며 당을 떠나 시대의 어른으로서 걸어오신 삶에 경의를 표하며, 고인의 평안한 영면(永眠)을 기원했다.
이처럼 그는 오랜 세월 대한민국과 지역(대전) 발전을 위해 헌신한 진정한 정치인이자, 5선의 관록(貫祿)을 지닌 대전시당위원장으로서 시민과 소통하며 원칙과 책임, 소신의 정치를 실천해 왔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를 꿈꾸며 ‘한국의 루즈벨트’로 불릴 만큼 개혁과 균형, 포용의 정치를 실천하며 나라를 위해 앞장서온 장본인이다.
사실 충청도엔 이미 고인이 된 김종필·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김용환 전 국회의원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거물(巨物)들이 많다.
김종필 전 총리가 지난 2018년 타계(他界)하면서 새삼 대한민국 정치사에 그가 남긴 큰 족적(足跡)들이 떠오른다.
김 전 총리는 충남 부여가 고향으로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해 ‘충청권의 맹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공화당에 이어 15대 총선을 앞두고 지금까지 세인들의 머릿속엔 충청권 대표정당으로 각인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키도 했다.
그의 타계를 계기로 충청도의 이익수호를 표방하며, 보수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던 정당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겨나기도 했으나, 결국 명멸(明滅)한 충청권 대표 정당들이 많았다.
충청정당의 시초는 13대 총선 때 충남에서 ‘바람’을 일으킨 공화당이었다.
원내 재적 299석 중 당시 △민주정의당 125석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석을 획득했으나, 민정당도, 평민당과 민주당이 합쳐도 과반수를 넘지 못해 공화당이 자연스레 국회 표결에서 일정한 역할(캐스팅보트)을 한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간판을 내렸고, 민정·민주·공화당이 힘을 모아 ‘민주자유당’을 출범시켰으나, 1992년 14대 총선 때 충청권을 기반으로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은 없었다.
자민련 이후 국민중심당 등의 충청권 정당이 창당되긴 했으나, 정치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
그러다 2008년 4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충남 예산 출신의 이회창 전 국문총리가 주도해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선진당은 국민중심당과 세를 합쳐 총선 2개월 전에 당을 만들어 △대전 5석(6석) △충남 8석(10석) 등 지역구 14석, 비례대표 4석을 합쳐 총 18석을 획득했다.
충북에선 역시 3년 전인 2022년 10월 별세한 이용희 후보가 보은·옥천·영동에서 선진당 공천장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이를 두고 당시 선전했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마이너 충청정당이 출범한 것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많았다.
이랬던 선진당은 19대 총선을 통해 충남에서 3석을 건져 비례대표 2석을 합해 5석을 획득하고 사실상 무너졌다.
충청정당은 13대 총선 이후 14대와 20대에서만 없었을 뿐, 각종 선거 때마다 존재했으나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7회 지방선거 땐 출현을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민주당은 호남권을, 자유한국당은 영남권을 각각 배경으로 정치권의 양대축으로 성장하고, 해당 지역의 발전을 도모했다며 충청권 정당의 출현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았다.
충청지역 민초(民草)들의 시각엔 지역현안을 다룰 수 있는 정당이 필요했던 것이다.
앞으로 어떤 세력이, 어떤 명분과 형태로 충청정당의 판을 짤지 모르지만, 작금의 정치권 형국(形局)을 보고 있노라면 울화가 치민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눈만 뜨면 정쟁(政爭)을 일삼으며 상대 당 헐뜯기에 바쁘고, 민심(民心)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당의 이익 만을 위한 일에 올인(all-in)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따라서 여야 는 지금이라도 힘을 합쳐 그야말로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매진(邁進)해야 할 때임을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