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없습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이완구 전 총리가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가 14일 오전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고등검찰청사로 들어서기 직전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눈물과 함께 총리직을 내려놓았던 이 전 국무총리는 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지난달 27일 총리직 사퇴 당시 했던 사과를 거듭 표했다.
올해 2월 국무총리에 취임하면서 중점 과제 중 하나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했던 그는 약 3개월 만에 금품수수 의혹 속에 검찰에 출석하는 신세가 됐다.
이임식이 열린 지난달 27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부 서울청사를 떠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으나, 이날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준표 지사가 어버이날을 맞아 자택 앞에서 카네이션을 달고 등장하거나 검찰에 도착해서 미소를 보이기도 했던 것과는 달리 이 전 총리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힘줘 말했다.
특히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그는 "오늘 검찰에서 상세히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 이야기도 듣고 해서 이 문제가 잘 풀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검찰 조사하고 나서 여러분과 함께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갖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환조사에 앞서 검찰은 이 전 총리 측에 건강 문제와 관련해 별도로 조치할 것이 있느냐고 문의했지만, 이 전 총리 측에서는 특별히 조치할 것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 전 총리가 도착하기 직전 검찰청사 앞에서는 한 남성이 태극기를 든 채 "이완구의 죄가 없다고 밝혀지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 총리를 복직시켜야 한다"고 외치다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는 "이완구를 좋아하는 친구 중 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 남성이 '3천만원 꿀꺽한 오리발 총리 철저수사'라는 문구가 들어간 작은 현수막을 들어 있어 대조를 이뤘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