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이영신에게서 듣는 또 다른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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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이영신에게서 듣는 또 다른 감동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2.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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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나운영곡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푸쉬킨의 고향 러시아국립오페라 발레극장에서 공연하고 돌아온 소푸라노 이영신에게서 듣는 순간 고통 속에서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부르짖으며 하나님께 매어 달렸을 다윗이 떠올랐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로 하여금 푸른 초장에 눕게 하시며
잔잔한 물가로,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시도다.
진실로 선함과 인자하심이 인자하심이.
나의 사는 날까지 나를 따르리니/ 내가 내가 따르리니
여호와 전에 영원토록 영원토록/ 영원토록 거하리로다/ 아멘
 
언제부터인가 즐겨 부르고 있는 찬송. 시편23"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는 기쁠 때나 서글플 때, 심지어는 마음 속 갈등으로 인해 번민하고 있을 때 혼자 흥얼거리는 노래다. 이 찬양을 부르노라면 번민도 갈등도 어느덧 사라져 평온한 맘을 갖게 된다, 나만이 아니라 기독교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도 즐겨 부르는 간결체로 이어지고 있는 마음의 고백.
 
다윗은 긴 세월을 도망 다니며 내일 일을 예측 못하는 애처로운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처량한 모습을 처량하다 하지 않고 오히려 고차원적인 은유법을 써서 양떼에 비유하고, 이런 자신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목자로 표현하는 언어구사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자신의 위로를 삼았다. 그는 언제나처럼 마음이 울적할 때면 시()에서 정신적 위안을 삼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이 시편 23편 말고도 사무엘 하 1장에도 구구절절이 나타나 있다.
 
다윗은 사울의 딸 미갈에 싫증을 느끼자 그를 갈림 마을에 살고 있던 친구에게 주어버리고, ‘나발의 아내였던 아브갈과 재혼 한다, 그 이후 그의 장인이자 정적(政敵)이었던 사울이 죽자 헤브론 산으로 가서 기름 부음을 받고 유대국의 왕이 되었다. 왕권을 잡고 세월이 지나자 평안한 생활이 이어지니 남성의 본능이 발동됐던가보다. 그래서 전쟁터에 나가 싸우고 있던 자신의 충복 우리아 장군을 죽이고 그 아내 밧세바를 취해 아내로 맞이했다.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간통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 지은 죄로 인해 행복이나 즐거움 보다는 살인과 간통이라는 괴로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위적거렸을 것이다. 다윗이야말로 하나님은 공의로우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지자 나단으로부터 한 마리의 양을 빼앗은 살인자는 바로 당신이라는 힐책을 들을 때, 그리고 밧세바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첫 아이가 죽었을 때, 빌며 기도하고, 간구하며 용서를 빌고 또 빌며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울부짖었을 것이다.
 
그 애절한 다윗의 심정을 소프라노 이영신은 잘 소화하고 있었다. 때론 푸른 초장에 눕기도 하고 잔잔한 물가를 거닐기도 하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헤매는 다윗의 심정을 높고 낮은 목청과 음색을 통하여, 그리고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졌다가 다시 끊어지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통하여 이영신은 청중을 압도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성악가에게 듣는 찬송보다도 감동이 달랐다. 그가 다윗을 대신해 파이프 오르간의 매력적인 음과 어울려 호소하는 간절한 목소리는 마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사람들이 잔잔한 물가나 푸른 초장에서,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헤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가 찬양을 부르고 있는 동안 사울에게 쫓기고, 아들을 잃고 울부짖는 다윗의 처절했던 모습이 크로즈업 되어 뇌리를 스쳤다. 그런 다윗의 심정에 이영신은 애잔한 음색을 가미했던 것이다.
 
다윗의 도피 생활과 살인자로서의 번뇌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표현 못할 절박한 부르짖음이었던 것이다. 얼마나 절박한 순간이었던가? 그리고 간통 뒤에 오는 양심의 가책은 얼마나 컸을까? 그 애절하고 괴로웠던 심정을 다윗은 부족함이 없다고 역설했고 소프라노 이영신은 다윗의 절규하듯 찬송하는 부르짖음을 잘 담아 성악가로서의 기량을 맘껏 발휘했던 것이다. 그의 가녀린 목청을 타고 들리는 노래 소리에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가 어우러져 애절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듣는 이의 귓전을 타고 들어와 마침내 눈가를 적시고 목울대까지 뜨겁게 달구고 말았다. 다윗은 아들 압살롬에게 공격당해 도망을 칠 때도 이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라고. 그래서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가슴 속 깊은 곳까지 감성적인 목소리로 파고들어 예수님 사랑을 느끼게 했던 소프라노 이영신의 찬송. 잦아질듯하다가 다시 솟아오르는 생명감 넘치는 목소리.
 
그것은 괴로움에 시달리며 부르짖는 모든 이들의 애절함을 대신해 부르짖는 부르짖음이요 절규였던 것이다. ‘하나님은 나의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
 
()
언어는 기의(개념/의미)와 기표(청각적 이미지=/언어의 질료적 차원=글자)로 이루어지는데 기표에 해당하는 것이 1)시니피에이고 기의에 해당하는 것이 (2)시니피앙signifian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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