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대는 매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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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대는 매스미디어
  • 세종TV
  • 승인 2012.11.1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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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한 세종TV회장
모두가 너울거린다. 사람도 나무도 너울댄다. 바닷물도 넘실댄다. 늦가을 찬바람에 낙엽 역시 너울댄다. 요즈음 대량 전달매체인 매스미디어(mass media)가 덩달아 ‘너불대기’ 일변도에 기울어져 있다. 종편의 신생아 방송매체가 더 법석을 떤다. 촐싹거리기 일쑤이다. 선배 3대 지상파는 그나마 의젓한 듯하다.

바람에 나뭇잎이나 풀이 크게 나부낄 때 “너울댄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바람에 법석을 떠는 게 꼭 너울대는 꼴이다. 방송채널마다 저녁 밥맛이 그리운 시간대를 골라 입줄 게나 큰 사람들을 불러다 놓고 선거관련 입씨름을 시키고 있다. 저마다 이런저런 소리를 하다 보니 TV화면이 너울거린다.

어깨를 들썩이며 입찬소리를 마구 쏟아내는 돌출형 신사, 얼굴을 찡그리며 당찬 말을 내뱉는 불평형 인사, 손까지 흔들어대며 시끄럽게 지껄이는 개그형 명사, 제고집에 막무가내 우겨대는 내꺼형 등등 하고 많은 정치평론가 군상들이 종편방송이라는 배를 거칠게 노젓고 있다. 저마다 그럴 듯하게 발언한다며 떠들어댄다. 그러다보니 선거판얘기가 이리저리 너울대는 것이다.

이런 판국은 그러나 영상매체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인쇄매체도 이에 뒤질세라 야단이다. 중앙지의 ‘조중동’을 비롯해서 어중이떠중이 신문들이 활자를 키워가며 안절부절못하는 형국에 빠져있다. 이른바 ‘빅 3’라는 대선후보군의 행동거지를 스팟 뉴스로 찍어내느라 어지간히 분주하다. 그러기에 후보들의 프로필 캐리캐처와 함께 선거이슈가 지면 아래위로 너울거린다.

게다가 보도윤리의 균등원칙을 지킨답시고 고생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지면의 우선 할애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는 터라 신문활자마저 크게 너울춤을 추는 까닭이다. 기사의 헤드선정에서부터 너울대는 정치면의 영토가 너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게 놀랍다. 특히 야권대선후보 ‘단일화’ 속보의 건수를 드높이느라 독자의 눈을 어지럽히고 있다.

무슨 굴러온 특종기사라도 되는 줄로 알고 야권의 대선후보관련 보도물을 쏟아내고 있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같은 역사적 사건도 아닌데 별난 뉴스처럼 대서특필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누군가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아냥하는 행태를 엄청난 거국행사인양 확대보도하는 요즘 신문쟁이들의 안간힘이 볼썽사납기까지 하다. 자그마치 정치면 전체를 뒤덮고 있으니 말이다.

누가 뭐라 해도 이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행사이기에 모든 게 선거판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날이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단일화’만 가지고 놀아나야 하는가. 이제 넌덜이가 난다는 불평은 비단 무력한 민초 허깨비들만의 넋두리가 아니다. 인절미 두 개를 주먹 속에 넣고 주무르다 보면 한 개가 된다. 누가 그런 얄팍한 이치를 모른다기에 노상 ‘단일화’만 울부짖는다는 말인가.

    

신문이나 방송이나 입만 열면 ‘국민의 알 권리’를 찾아준다고 기염을 토한다. 맞다. 그래야 한다. 하늘이 두 조각나도 국민의 알 권리는 최고최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 만큼 흔히 하는 ‘밀실거래’는 집어던지고 대명천지에 부끄럼 없는 ‘합일’성취를 국민은 열심히 그리고 애타게 바라고 있다. 주책없는 ‘단일화’인지 소갈머리 없는 ‘단합’인지 체통 없는 ‘야합’인지 간에 질질 끌고만 가지 말고 쾌도난마의 솔루션을 이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괜스레 입과 손만 가지고 먹고 사는 신문방송쟁이들을 고생시키지 말고 속 시원하게 털어 놓고 후보 ‘하나’를 서둘러 마련해야한다. 싸움판에 내보낸다면서 마냥 누가 갈 거냐고 겨루기에 급급하면 그만 기운 빠져 싸움터에 나가다 자빠질까 걱정스럽다. 갑옷도 챙기지 못 한 채, 용변도 해결하지 않은 채, 칼자루도 쥐기 어려운 채 덤벙대면 어쩌나 염려스럽다.

오죽하면 언론계의 최대관심사라는 ‘단일화’가 죽을 쑤고 있는 거냐는 항간의 투정이 들려온다. 안타깝다. 신문방송이 너울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면 이거야말로 국가적 망신이오, 국민적 오욕이 아닌가. 문재인 안철수의 고귀하고도 고상한 ‘단일화’가 화려한 결실을 맺지 못하면 이건 재클린 케네디의 매력이 재클린 오나시스가 되어 오간 데 없이 날라 간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세기의 히로인 다이아나 왕세자비의 비극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잖은가.

그만 너울대자. 넌덜이가 난다. 사회의 목탁을 자임하는 미디어의 품위를 위해서라도 너울대기랑 작별하는 용기가 아쉽다. 멋대로 저 잘난 척만 하는 정치꾼들이나 아무렇게나 핑계 거리만 찾는 정상배들과 굿바이, 아듀하는 파워를 갖도록 애를 써야한다. 괜스레 끙끙거리지 말고 진짜 매스미디어라면 이제 속 차리는 게 좋겠다. 뱃속이 너울거리기에 그러는 게다.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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