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농촌에 보이스피싱이 다시 활개를 치는 가운데 우체국 등 인출기관 직원을 의심케해 주변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부여우체국에 따르면 23일 오전 외산우체국 이민지 주무관이 세심한 관찰로 권모씨(60·외산면)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가운데 권씨가 도움을 주려는 이 주무관의 물음에 대답을 꺼려 자칫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것.
이날 권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간부직원이 다가와 보이스피싱의 전형적인 사례임을 설명하고 수차례 설득한 후에야 비로소 자세한 내막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권씨는 집에서 전화요금이 연체돼 전화가 끊기게 됐다며 경찰관을 바꿔주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경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사기꾼들이 정보를 빼내 전화를 개설하고 통장 돈을 인출하려 하니 안전하게 지켜주겠다"고 권씨를 안심시킨 뒤 "가장 가까운 우체국 현금인출기로 가서 전화를 걸라"고 시켰다.
특히 이들은 권씨에게 "우체국 직원들도 조사 중이니 비밀로 하라"고 시켜 주변 도움을 원천봉쇄하는 치밀함을 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씨가 우체국 직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365자동화코너의 현금인출기를 조작하자 우편창구에서 근무하고 있던 이 주무관이 이상히 여겨 연유를 물었고, 결국 평소 안면 있던 조혜상 우체국장까지 나선 뒤에야 700만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
이순곤 부여우체국장은 "보이스피싱 사례 공유와 직원들의 기지로 피해를 막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기꾼들도 아예 우체국 직원을 믿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은 최근 주춤하는 듯 싶더니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농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