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아야할 사람, 이 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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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아야할 사람, 이 완구
  • 이완순/ 소설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4.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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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순
   누구나 몸 안에 개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다. 같은 듯 서로 다른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사나운 개가 늘 으르렁거린다. 그래서 반목과 갈등으로 세상이 늘 시끄럽다. 내 가슴에 사는 선입견도 참혹할 정도로 사납다. 
   돌이켜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가 불거지자 개떼들이 이완구 전 총리에게 우르르 달라붙었다.

친박 인사로 거론되며 전광석화처럼 총리에 지명되고, 자원외교 수사에 사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두르려고 할 즈음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을 보고 사정없이 물어뜯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고 곰곰이 되짚어보니 몸 안에 선입견과 편견을 키운 게 잘못이다. 지난 1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1심 재판기록을 살펴보고 내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박정희 정권 말기 긴급조치 반대투쟁을 시작으로 운동권에 몸담았던 관계로 새누리당과 친박 인사에 대한 혐오감이 짙기 때문이었다. 4.13선거에서 제일 기분 좋은 것도 철새의 대표 주자 이인제와 김좌진 장군의 얼굴에 먹칠하고 있는 김을동의 낙선이었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사람도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이완구 전 총리도 자세히 보지 않고 유언이 진실이라는 선입견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의 진면목을 헤아리지 못했다. 

   진실은 아는 만큼 보인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서 이완구 전 총리에게만 집중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 정청래 더민주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말한 것처럼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8명 중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외에는 모두 박근혜 대통령 캠프 출신이다.

    

아무리 권력이 하늘보다 무섭다곤 하지만,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2006년 9월 26일 10만 달러를 주었고, 허태열, 이병기 전 비서실장에겐 2007년 대선 때, 유정복, 서병수, 홍문종 의원에겐 2012년 대선 때에 수억 원을 건넨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도 사정기관의 무관심으로 그들은 오히려 떳떳하다. 1심 법원 판단을 보면 성 전 회장의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 것으로 나오는데 어찌 유서로 남긴 리스트는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김기춘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나머지 5명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다고 결론지은 것이 타당한 일인가? 그것도 서류수사로 그쳤으니 참담할 따름이다.

  맞지 않는 퍼즐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다. 굳이 아니라면 대선자금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표적수사이거나 이완구 전 총리가 희생양이었다고 생각된다. 성완종 전 회장의 비서와 운전기사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괄성이 인정되며, 현금출금내역과 쇼핑백 포장상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전달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아무래도 미심쩍다. 그렇다면 성완종 전 비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승용차에 비타500 박스가 하나 있었다. 회장님 지시에 따라 그 박스를 꺼내들고 건물계단을 올라갔다”고 한 진술은 무엇인가? 일정표, 카카오톡 대화내용, 차량 하이패스로 선거사무실 방문사실을 인정했는데 차량의 동선과 소요시간, 도로의 cctv를 모두 확보해 철저히 파악했으며 부여선거사무소 현장검증은 제대로 실시했는가? 

   지나친 편견이라고 오해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것은 이완구 전 총리의 인격을 믿기 때문이다. 신뢰의 첫 째와 두 번째 이유는 남다른 애향심과 정직성이다. 이완구 전 총리는 2009년 12월 세종시 수정방침에 반발하여 충남도지사직을 사퇴함으로 세종시 원안추진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세종시 수정논의에서 당사자인 충남지사가 이에 대해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과감히 밝히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충남에 대한 사랑이 없고는 단행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다. 사리사욕에 빠져 있는 사람에겐 그런 과감함이 없다. 무엇이 내게 유리한가를 놓고 이리저리 저울질하다가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거침없는 발언과 목소리가 큰 사람에겐 사(邪)가 없다.  이완구 전 총리는 거친 말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많지만 말을 아끼고 머뭇거리거나 둘러대는 사람보다 거짓이 배어있을 확률이 낮다. 집안의 대소사를 비서진도 모르게 치렀고, 부조금을 거절한 것으로 보면 그깟 돈 3,000만원에 영혼을 팔 사람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완구 전 총리여! 권력에 빌붙거나 낙심하지 말고 당당히 싸워 이겨라. 물증이 없고 심증만으로는 유죄확정이 불가능하리라 믿는다. 하루속히 누명을 벗고 충청권의 맹주로, 아니 대한민국의 차기 지도자로 우뚝 서길 바란다. 그 거침없는 성격으로 사회를 개혁하고 부패에 찌든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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