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형춘과 상록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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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형춘과 상록 오케스트라.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8.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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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형춘 그는 누구인가?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동형춘 그는 누구인가?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를 1975년에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창단하여 112 회나 이끌어 오면서도 목에 깁스를 하지 않은 음악인.
 배재대학교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음악계의 거목.
지금도 활발히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아 붇는 정열적인 음악인.
기독교를 믿으면서도 불교국가 태국 황실의 지휘자를 모셔와 찬송가의 지휘봉을 맡기는 배려 깊은 지휘자..

그랬다. 그는 누구나 다다가기에 부담스럽거나 경계심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서민적이고 겸손했다. 그런 그의 업적(業績)을 밝히기에는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한 것은 하나.
음악계의 거목이면서 언제나 머리는 땅을 향해 겸손한 음악인이요. ‘상록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112회나 연주회를 개최 할 수 있는 역량과 인맥 관리를 잘 하는 음악인이다. 생각해 보라. 자존심 강한 음악인 관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그런데 아직도 상록 오케스트라에는 그와 함께 40여년간 상록을 지켜온 부인 안계정 여사와 첼리스트 김미자, 비올라 조용득, 트럼펫 최정필 등 많은 인재들이 버팀목처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7월 21일 저녁에 제 112회 ‘상록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주제는 ‘차이콥스키의 여름밤의 향연’
날씨는 무더웠고, 환경은 열악했다. 예술의 전당은 내부수리 한다는 핑계로 대관해 주지 않아 가까스로 빌린 곳이 우송 예술 회관.

그런데도 관람객들은 거의 좌석을 메웠다.
특히 이날 특별 초청을 받아 출연한 소프라노 성문원은 대표적인 바로크 오페라 가곡인 ‘울게 하소서’를 미련 없이 소화해주었다.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에게,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 이 슬픔으로 고통의 사슬을 끊게 하소서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이 노래가 언제 누구의 손에 의해 작곡되고 작사되어 누가 부른 노래인지 잘 모른다.

그저 전쟁에 끌려가 자유를 달라고 탄식하며 기도하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이 노래를 왜 이렇게 연약한 여인의 목울대를 통해 관객들을 숨죽이게 하였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답하라. 소프라노 성문원이여!
그대는 수많은 가곡 가운데 왜 이 곡을 선곡해 관객들의 숨을 죽이게 했는가?
울듯울듯 이어지는 그 애절한 목소리로 모두를 숨죽이게 한 이유가 무엇이고,
숨소리조차 잡음으로 들리게 한 이유는 또 무엇인가?
마력(魔力)이었다. 가녀린 여인의 목소리가 수많은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다니.

    

정말 소프라노 성문원의 목소리는 가녀린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착각이었던 것이다.
관중을 숨죽이게 했던 성문원은 언제 그랬나 싶게 '루이지 아르디떼'의 ‘입맞춤’을 부르며 관객들을 들뜬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였다. 흥분된 고음이 풍성하면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좀 전에 숨죽이고 듣고만 있던 감정이 일시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소프라노 성문원의 노래에 취해 넋을 잃고 있는 가운데 무대 위에서는 상록 음악학교 재학중인 조향기 바이얼리스트와 고은서 바이얼리스트가 차례를 이어 받고 있었다.

모두가 동형춘 단장이 발굴해내어 양성하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이들의 오른손이 활을 잡아 바이올린의 현(鉉)에 올리는 순간, 물방울이 튀고 새가 울며 폭포가 춤추기 시작한다. 음악에 소리만 있다는 게 거짓말로 들렸다. 도취해 듣다보면 색(色)도 있고 향(香)도 있는 것이다. 인향천리(人香千里), 문향만리(文香萬里) 라더니 음향만당 (音香滿堂)이라는 말이 예서 어울리는 듯했다.

어떤 눈으로 보아야 이런 천재 음악 소질을 가진 싹(牙)을 발견 할 수가 있을까? 분명 동형춘 그에게는 인재를 발견하는 혜안(慧眼)과 심안(心眼)을 겸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디 그뿐인가,
이번 연주회에서도 태국의 모든 국가행사를 주관하는 왕실 교향악단이며 태국의 대표적 지휘자인 나롱 대령을 상록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의 객원지휘자로 초청하여 지휘봉을 맡겼던 것이다. 오는 10월에 장성급으로 진급하는 나롱 대령은 이번 상록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는 시간이 그리 넉넉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세심하고 깊이 있게 리드하여 연주회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그 호흡 맞춤이 한-태 문화 교류에 크게 이바지 하는데 기여하게 했던 것이다.

지휘자로서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단장이면서 지휘자인 동형춘!
감정 표현을 고도로 절제하여 세련된 음악적 색채를 구사하는 지휘자.

한없이 겸손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데는 혜안(慧眼)을 가진 지휘자. 감정을 절제하는 대신 음악을 색(色)으로 표현하여 마치 음악의 연금술(鍊金術)사라 일컬을 만큼 음악을 다루는 재능이 탁월한 지휘자. 그의 손에 맡겨진 후예들은 그를 능가하는 천재적인 음악인이 되리라.

청출어람(靑出於藍)인 것이다.
113회 정기연주회가 기대되고, 조향기, 고은서의 활약이 기대 되며, 그 밖에도 50여 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활약이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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