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의 예민한 후각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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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의원의 예민한 후각 때문에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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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이해찬 의원이 갑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대로라면 그의 후각 때문에 그런 것이라 한다. 아니, 남다른 인정 때문이라 해도 좋다.

지난 8월 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 전동면에 전원주택을 가진 이해찬 의원은 지역농민이 아로니아 재배를 위해 뿌린 퇴비냄새에 항의민원을 내었고, 세종시 고위간부의 지시로 퇴비는 수거되었다고 했다. 따라서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9월2일 원내의원들 모임에서 브리핑을 통해 “퇴비가 무슨 죄인가, 죄가 있다면, 이해찬 의원의 ‘존귀한 후각’ 과 ‘황제민원’이 죄라며, "이 의원의 여유로운 전원생활에 농촌의 힘겨운 농사일이 걸림돌이 돼 이렇게 농민에게 좌절과 절망을 준 것은 한 마디로 국회의원 자격미달 행태"라고 지적했던 것이다.

그는 이어 “그 고귀한 후각은 퇴비를 없애버려야 할 쓰레기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고, 그 냄새에 생을 걸고 살아가고 있는 농민에게 어떤 위로를 한다 해도 이번 상처는 치유되기 힘들 것 같다며 퇴비가 거둬진 밭을 바라보는 농민의 상처와 고통을 생각하면, 이번 ‘황제민원 사건’은 절대 묵과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총리까지 지낸 어른이 농사일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농민의 밥그릇을 발로 차는 횡포는 우리 농촌에서 아주 사라져야할 권력 남용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더 심각한 곳에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예민한 후각으로 냄새를 맡아 뇌로 전달해야 좋고 나쁨을 가리는 판단력이 서게 되는데 나쁜 냄새라는 판단은 했지만 이 냄새가 어떤 작용을 해서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후속 판단이 흐려졌던 것이다.

그는 두엄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예민한 후각은 가지고 있을지언정 두엄을 볼 수 있는 예리한 시각은 가지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 교육부 장관직을 지냈고, 노무현 정권 때는 국무총리를 지낸 어른이다.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덕망은 갖추고 있어야 할 터.

후각신경이 발달하면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차원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후각은 냄새입자들이 날려 퍼지면서 코로 들어와 느껴지는 감각을 말하는데, 후각 신경이 냄새를 맡으면 냄새 입자들이 코의 끝부분에 있는 황갈색 점막에 닿아 이곳에 있는 후각신경의 말단가지들이 뻗어 나와 냄새를 감지하여 곧바로 뇌로 전달한 후 어떤 냄새인지 파악하여 나쁜 냄새는 피하게 되고 좋은 냄새라면 흡입하여 말초신경까지 자극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좋은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인을 만날 때 향수를 뿌리고 향기로운 음식을 대접 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모르는 행위인 것이다. 이해찬 의원은 향기 나는 음식자료를 기르기 위해서는 악취 나는 거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우(遇)를 범했던 것이다.

아니, 이 지역은 상수도가 설치되지 않아 마을 전 주민이 관정(管井)을 파 지하수를 음용하고 있는데 퇴비가 살포된 밭이 마을의 가장 상부에 위치해 있어 비가 오면 퇴비가 마을 상수원으로 흘러들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자. 그래서 인근 주민이 자신에게 민원을 제기해와 그런 일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도 안 될 말이다. 이웃주민들이 힘 있는 이 의원을 찾아와 민원을 부탁 하였다 하더라도 그곳이 농사짓는 농촌이라면 오히려 부탁하는 주민을 설득하는 게 도리였을 것이다. 농촌 어디든 농작물을 가꾸는 곳이라면 퇴비 안 쓰는 곳이 어디 있겠느냐고. 따라서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현역국회의원이 세종시장에게 호통을 쳐 이뤄졌다면 이는 분명 권력남용이고 공무원을 동원해서 일처리를 한 세종시장은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더구나 세종시 담당 공무원들은 퇴비를 수거해다가 보건 환경 연구원에다가 잽싸게 오염정도를 밝혀달라고 검사를 의뢰했다는 데 이런 일로 해서 사건은 더욱 확대되게 됐던 것이다. 공무원의 이런 짓거리들도 삼가야할 태도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웃 한쪽을 즐겁게 하면 다른 한쪽은 가슴 도려내는 아픔을 감내해야 하는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들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뼈아픈 상처를 입은 그 농민도 그대들이 보듬어줘야 할 이 나라 백성인 것이다.

이해찬 의원에게 묻고 싶다.

농촌이 이렇게 냄새나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곳이라는 걸 모르고 왔는가? 아니면 농민들의 한 표를 얻기 위해 왔는가? 이곳에 올 때는 단단한 각오가 선행 되었어야 할 터.

아깝다, 그에게 매월 지불되는 혈세가 아깝고, 국회의원으로서 주는 각종 혜택이 아까우며, 힘들게 살아가는 불쌍한 농민들에게 갑질행세를 하는 그의 잘못된 자존심이 야속한 것이다.

묻고 싶다. 힘없는 농민들의 깊은 가슴속에 상처를 남겨 놓고도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계속 거들먹거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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