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何謂也?”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왕손가 문 왈 여기미어오 영미어조 하위야. 자왈 불연 획죄어천 무소도야)
이 말을 해석하면, ‘왕손가가 공자에게 묻기를 "방안에 모셔둔 신주에게 비느니 부뚜막 귀신을 믿어라" 이것은 무엇을 두고 한 말이겠습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소 하늘에 죄 얻으면 빌 곳이 없다.’는 말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는 말이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권력에 대한 야욕은 끊임이 없었을 것이다. 공자에게 그런 권력에 대한 야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공자에게 물었던 것인데, 공자는 단호히 자신의 뜻을 밝힌 말이기도 하다.
왕손가는 논어(論語) 헌문(憲問)20편에 나오는 인물로, 위(衛)나라 현인(賢人) 삼인(三人) 중의 한 사람이라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공자는 나쁜 일을 하면 언젠가는 죗값을 받게 되므로 늘 정의로운 일을 하며 도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자께서는 당시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 위령공의 패륜적인 독재정치에도 불구하고 위나라가 망하지 않은 이유를
첫째, 중숙어(仲叔圉)가 빈객(賓客)을 잘 다스리고(외교),
둘째, 축타(祝鮀)가 종묘(宗廟)를 잘 다스렸으며(종교와 문화),
셋째, 왕손가(王孫賈)가 군려(軍旅)를 잘 다스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가르쳤다. 즉, 한 나라의 왕이 무능하더라도 그 밑에 인재만 있다면 그래도 살기 좋은 나라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공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개인의 이해관계 때문에 의를 저버리거나 명예를 위해 다툼을 벌이는 것은 예에 어긋나는 일이다. 세상 만물은 저마다의 법칙과 기준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규칙과 기준에서 벗어나면 벌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이 천리(天理)인 것이다. 특히 악랄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거나 명예를 사려고 한다면 오히려 치욕을 당하거나 스스로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임금일지라도 규칙과 기준에 어긋나는 일을 한다면 마땅히 그에 걸맞은 대가가 따를 것이다. 특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고차원적인 도덕적 요구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늘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명심보감 천명(天命)편에는 천벌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공자께서는
“하늘에 순종하는 사람은 살고 하늘을 거스르는 사람은 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 그러니 자연 질서와 천지의 운행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였다. 인간관계에서도 ‘도리와 예의를 다해야 한다’고 하시며, ‘하늘은 인간의 작은 말도 놓치지 않는다’고 하셨다.
또한 현제(노자)가 내린 가르침에 의하면,
‘사람들의 사사로운 말일지라도 하늘이 들으심에는 우레와 같이 크게 들리고, 어두운 방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고 했다.”[玄帝垂訓曰 人間私語 天聽若雷 暗室欺心 神目如電] 그러니 하늘의 두려움을 알아 내 마음을 늘 살펴야 한다.
기독교인들이 계율로 여기는 십계명에도 보면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고, 우상을 섬기지 말며,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며, 안식일을 지키고, 어버이를 공경하며, 살인하지 말고, 간음하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 것이며, 거짓말하지 말고, 이웃의 재물도 탐내지 말라.”고 하셨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급에서 400여 년간의 종살이를 마치고 출애급 할 때 시나이 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렸다고 하는 열 가지 계율이다.
이 또한 하늘의 뜻에 거역하지 말고 인간답게 살아야 된다는 가르침이 내포되어 있는 말씀이다.
익지서(益智書)라는 책에도 “나쁜 마음이 단지에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천벌로 대할 것이다.”[惡鑵若滿 天必誅之]라는 말이 나온다.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하고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면 비록 사람들이 해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죽일 것이니라.”[莊子曰 若人 作不善 得顯名者 人雖不害 天必戮之]
공자의 가르침이나 하늘이 주신 십계명, 그리고 장자의 가르침이 오늘날 갑남을녀(甲男乙女)는 물론 위정자(爲政者)들이 마음에 새겨 두고 실천해야하는 가르침이 아닌가 한다.